노조 결성 한 달…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에 계약 해지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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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의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아사히글라스가 노조가 결성된 하청업체와의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회사는 계열사 PDP 생산이 중단돼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지만, 아사히글라스사내하청노조는 “노조활동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며 2일부터 공장 앞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아사히글라스사내하청노조는 갑작스러운 도급계약 해지로 사실상 해고를 통보받았다.[사진=아사히글라스사내하청노조]

아사히글라스 구미공장은 지난달 30일 사내하청업체 GTS에 오는 7월 31일부로 도급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당초 계약기간은 올해 12월 말까지였다. 또, 아사히글라스는 GTS에 7월 1일부터 소속 노동자 출근 중단을 통보했다. PDP 유리를 생산하는 계열사 공정이 중단돼 이곳 정규직들을 아사히글라스로 전환배치 한다는 이유다.

아사히글라스 관계자는 “PDP 물량 자체가 사라졌다. 2개 계열사가 9개월째 공정을 멈추고 있어 어쩔 수 없었다”며 “노조를 설립한 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GTS 관계자는 “노조와 단체협약을 진행하던 중 갑작스럽게 도급계약이 해지되면서 우리도 회사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희망퇴직자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원청과 하청업체 모두 노조 설립과 도급계약 해지 관련성을 전면 부정했다. 이와 관련해 차헌호 아사히글라스사내하청노조 위원장은 “물량이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계열사 공정이 멈춘 지는 꽤 됐다. 그런데 왜 하필 노조를 설립한 지 1달 만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을까”라며 “6월 30일 회사가 전기 공사 한다면서 전원 다 쉬라고 했다. 공장이 생긴지 9년 만의 일이었다. 우리를 공장에서 내보내고 출근하지 말라는 통보를 한 거다”라고 말했다.

노동부도 사내하도급 가이드라인에 원사업주는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존중하며, 이를 이유로 사내하도급 계약을 해지하거나 갱신을 거부하지 않도록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노조 설립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면 부당노동행위라는 판례도 있다.

문제는 계약 해지 시점이다. PDP를 생산하는 아사히글라스 계열사 PGK와 HTG는 최근 5년간 꾸준히 매출이 줄었다. 산업계 전반에 PDP 생산이 줄어드는 탓이었다. 계열사의 공정 중단이 예측 가능한 수순이었다면, 도급 계약 기간을 조정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GTS와 1년짜리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계약 해지 통보는 지난 5월 29일 지티에스 소속 노동자 140여 명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노조를 설립한 지 한 달 만에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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