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사용 중지’ 문명고, 학부모에 사과했지만...“철회는 아니다”

경북교육청, 가처분 인용 결정에 불복해 항고
연구학교 효력정지 최종 판결까지 지켜보겠다는 문명고
사실상 연구 불가능해졌지만, 철회 의사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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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22:36 | 최종 업데이트 2017-03-22 22:37

문명고 한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두고 법정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태동 교장은 연구학교 철회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문명고 학부모들이 낸 연구학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지만, 경북교육청이 이에 항고한 상태다. 김태동 교장은 학부모총회에서 연구학교로 인한 갈등에 사과 인사를 전했지만, 소송 결과에 따를 계획이라고 밝혀 연구학교를 포기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22일 오후 2시 경북 경산시 문명중·문명고 대강당에서 학부모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학년도 학부모총회가 열렸다.

이날 김태동 교장은 "연일 계속된 시위로 고생하신 학부모님 모두 수고하셨다. 법원 판결에 따라 한국사 국정교과서는 교재로 활용하지 못한다"며 "그동안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김 교장은 연구학교를 철회하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다. 학부모에 사과한 것이 연구학교 신청을 철회한다는 의미냐는 <뉴스민>의 질문에 김 교장은 "철회가 아니다. 가처분으로 인해 국정교과서를 본 판결(연구학교 지정 철회 소송)까지 사용하지 못한다는 말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대구지방법원은 문명고 학부모들이 이영우 경상북도 교육감을 상대로 낸 연구학교 지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연구학교 지정 철회 소송 판결이 날 때까지 연구수업을 할 수 없다. 소송 결과와 관련 없이 진행이 늦어질수록 국·검정교과서 비교 연구 기간은 짧아진다. 애초 연구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김 교장은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고수하고 있는 것.

게다가 21일 이영우 경상북도 교육감 측은 법원의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에 불복해 항고장을 제출했다. 대구고등법원이 항고를 받아들인 후 원심을 뒤집으면 문명고는 연구학교를 운영할 수 있다.

이날 총회에서 새롭게 문명중·고 학교운영위원으로 당선된 고3 학부모 신 모 씨는 한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결정한 학교운영위원의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올해 문명중·고 학운위원 중 고등학교 학부모 1인이 졸업하면서, 이날 학부모위원 선출에서 신 씨는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로 당선됐다.

신 씨는 "문명고 새 학기가 시작하면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로 선정되는 과정에 신입생 2명이 자퇴하고, 3명이 전학 가는 너무나 가슴 아픈 일들이 벌어졌다"며 "연구학교를 신청한 이후 벌어지는 갈등 속에 학교운영위원들이 제대로 일을 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신 씨는 "(연구학교 지정 철회) 본안 소송이 진행되고 있고, 그 결과에 따라 다시 이 갈등이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며 "갈등의 발단은 학운위 회의록이었다. 이렇게 학교가 시끄럽고, 힘들고, 어려운데 그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할 운영위원들이 다 숨어있다"고 말했다.

문명고는 지난 2월 20일 학운위에서 한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여부 의결을 두 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우 경상북도 교육감을 상대로 문명고 연구학교 지정 철회 소송을 낸 학부모 5명은 이 의결이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이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했다.

신 씨는 "오늘 이 총회에서 당시 운영위원들을 해임하는 안을 낼 수 있는지, 가능하다면 오늘 해임안을 제출하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그들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학부모 2~3명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런 말은 하지 마라"며 반발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학부모는 환호를 지르고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하지만 이날 정식안건으로 상정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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