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만들었다고 해고...민주노총 경북, 민주당에 간접고용 문제 해결 촉구

구미 아사히글라스, 울진 한울원전, 포항 포스코
노조 만들자 해고, 탈퇴 종용, 계약 해지 압박까지
"당면한 현안 문제 해결하는 것이 간접고용 해법"
민주당 경북도당 "문재인 대통령 공약 사항인 만큼 적극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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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1 17:51 | 최종 업데이트 2017-06-01 17:51

1일 경북 구미 아사히글라스, 울진 한울원자력발전소, 포항 포스코 사내하청업체 노동자들이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앞에 모였다. 모두 노조를 결성한 뒤 해고돼 복직 투쟁 중이거나, 노조 결성 후 계약 해지 압박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민주노총 경북본부는 더불어민주당에 경북 지역 간접고용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11시 민주노총 경북본부는 대구시 북구 대학로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 민간부문 가릴 것 없이 확산된 간접고용으로 노동자들은 저임금, 고용불안, 노조할 권리마저 탄압받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간접고용 해법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경북 구미 아사히글라스, 울진 한울원자력발전소, 포항 포스코 사내하청업체에서 투쟁 중인 노동자 현안을 우선 해결할 것을 경북도당에 요구했다.

구미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GTS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지난 2015년 노동조합을 만든 뒤, 한 달 만에 원청이 하청업체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170명 모두 해고됐다. 지난 2016년 중앙노동위원회는 원청업체인 아사히글라스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했지만, 아사히글라스는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아사히글라스사내하청노조는 2년 넘게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복직 투쟁 중이다.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는 "아사히글라스가 정상적인 생산을 염두에 뒀다면, 전력공사를 핑계로 하루아침에 노동자들을 내쫓는 게 아니라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아사히글라스의 행태는 누가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렵다. 생산 가동 중단에 따른 계약해지는 노조파괴를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수원 울진 한울원자력발전소 정비 업무를 담당하는 하청업체 수산인더스트리 노동자들도 노조할 권리 보장 등을 요구하며 105일째 천막 농성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4월 경북일반노조에 가입했다. 노조에 가입한 지 3일 뒤, 업체 측은 전 직원을 강당으로 불러 직접 노조탈퇴서를 배부하며 탈퇴를 종용했다. 이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해 10월 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했다.

▲뉴스민 자료 사진(2016)

업체가 노조 탈퇴를 종용한 이유는 한수원과 업체가 맺은 계약 조건 때문이다. 공사계약 특수조건 제5조는 노사분규 등으로 원전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경우 원전 안전운영을 위해 즉시 계약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제18조는 파업, 태업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 쟁의행위 등으로 정비 지연 등 문제가 명백히 예상될 경우 전문인력 투입 등 시정 조치를 요구하거나 이에 따른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배상 및 포상을 규정하는 제19조에는 계약대상자 귀책사유에 '파업, 태업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 쟁의행위'를 포함한다고 명시한다.

원자력발전소 정비 업무는 필수유지업무로 노조 쟁의행위 시에도 필수유지인력을 제외한 인원이 참가한다. 필수유지인력은 평상시 전체 인원의 70%, 계획예방정비 시 80%, 발전 불시 정지 시 90%까지다.

송무근 경북일반노조 포항지부장은 "국가 안전시설로서 중요성도 인정하지만, 합법, 불법 구분도 없이 노조법상 쟁의행위를 이유로 불이익을 준다는 계약 조건은 헌법상 노동3권을 침해하는 요소"라며 "국가 공기업이 하청업체에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빌미를 줄 게 아니라, 원청으로서 이런 부당노동행위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1월 노조를 만든 포항 포스코 사내하청업체 (주)엠피이엔씨 노동자들도 비슷한 사정이다. 노조 설립 후 한차례 파업 후 업체는 지난해 9월 경영상 위기를 이유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해고당한 3명은 모두 노조 간부였다.

이들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고, 지난 4월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라고 판정했다. 긴박한 경영상 위기가 인정되지 않고, 해고자 선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업체 측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상섭 금속노조 포항지부 사무국장은 "사측이 공공연히 (노조 때문에 포스코와) 재계약이 안 될수도 있다며 노조를 탈퇴하라고 요구해 온다"며 "사내하청업체에 고용된 노동자들은 대부분 업체와 운명을 같이 한다. 고용 승계가 될 수도 있지만, 재계약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경주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사무처장, 차헌호 금속노조 아시히비정규직지회장

이들은 기자회견 후, 이경주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사무처장에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경주 사무처장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 사항인 만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특히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 당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대통령 임기 내에 해결할 수 있는 임계치는 있겠지만,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로드맵을 만들고, 민간기업 중 과다하게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대기업에는 부담금 부과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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