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일 해야하는 활동보조인···”급여 인상 절실”

"활동보조 임금은 매년 동결 수준, 장애인과 보조인 모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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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20:52 | 최종 업데이트 2015-08-08 10:32

유은자(61, 경산시) 씨는 매일 같이 공짜로 일한다. 이상용(30, 경산시) 씨를 위해 밥을 안치고, 화장실에서 신변처리를 하거나, 이 씨와 함께 나들이를 가는 일까지. 은자 씨는 상용 씨의 활동보조인이다.

은자 씨는 한 달의 활동보조 서비스 노동으로 190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다. 상용 씨를 돕는 다른 활동보조인 A씨는 200시간을 인정받는다. 한 달 총 390시간의 활동보조를 받을 수 있다. 한 달은 720시간이다. 은자 씨가 하루에도 서너 시간 이상 ‘공짜 노동’을 해야 하는 이유다.

활동보조인이 없는 밤이 상용 씨는 두렵다. 날 때부터 심장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끔 통증이 찾아오면 활동보조인이 약을 주지만, 혼자 있는 밤이면 약은커녕 병원에도 갈 수 없다. 하루에도 몇 시간을 상용 씨 옆에서 버텨보지만, 은자 씨와 A씨가 마냥 돈을 받지 않고 옆을 지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장애인 이용자와 활동보조인의 ‘생존’을 위해 활동보조인의 수가(임금)가 1만 원 이상으로 인상돼야 한다는 주장이 절실하다. 현행 시간당 수가는 8,810원인데, 여기서 활동보조 서비스 중계기관의 수수료 25%를 제하고 나면 최저임금 수준이 되기 때문이다. 저임금·고강도인 활동보조 서비스 노동은 활동보조인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공급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등 5개 장애인 단체는 7일 오전 11시, 경상북도 경산시 중방동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새누리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장애인 활동보조 수가 인상 및 현실화를 위한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면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7일 오전 11시, 경산시 중방동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사무실 앞에서 활동보조  수가 인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7일 오전 11시, 경산시 중방동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사무실 앞에서 활동보조 수가 인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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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활동보조인의 고용불안과 저임금 문제는 이용자의 서비스 수급 불안정을 낳는 근본적 원인”이라며 “2016년 장애인 활동보조 수가는 정부 차원에서 단 5% 인상만이 추진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활동보조 수가는 매년 동결 수준이라, 2015년에는 오히려 최저임금을 밑도는 실정”이라며 “중계기관도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운영비 지원이 없어 수가의 25%인 수수료만으로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더이상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장애인과 활동보조인의 권리가 유보되지 않아야 한다”며 “1만 원 이상으로 활동보조 수가 인상을 통해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1만 원은, 2014년 시간당 수가인 8,550원에 2014년 대비 2015년 최저임금 인상률 7.1%를 적용한 액수 9,157원에, 2016년 최저임금 인상률 예상치 8.1%를 적용한 843원을 더한 액수다.

박명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활동보조는 봉사정신 없으면 못 한다. 보조인에게 노동자로서 당당한 권리로 일해 달라고 하고 싶은데도 현실은 실질적으로 최저임금도 못 받는 상황”이라며 “활동보조는 심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고된 일이라 지켜보는 우리도 너무 힘들다. 정부는 활동보조인을 없애려는 셈인가. 그러면 장애인도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끝내고 최경환 의원 사무실 측에 장애인 활동보조 시간당 수가 인상 요구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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