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규 은행장, 대구은행 비정규직 여직원 ‘성추행’ 사과…구체적 내용 미흡

대구은행, "물의 일으켜 죄송...은행장 직속 인권센터 설치, 조직문화 혁신"
여성단체, "가해자 처벌, 피해자 지원 등 구체적 내용 없어...고용평등 문제도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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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7 17:25 | 최종 업데이트 2018-02-14 16:05

간부급 남성 상사 4명이 비정규직 여성 직원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난 대구은행이 공개 사과에 나섰다. 대구은행은 직원 보호와 더불어 은행장 직속 인권센터를 설치·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없어 미흡한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관련기사=대구은행 간부급 4명, 여직원 ‘성추행’…피해자는 모두 2년 미만 파견직, 2017.7.5)

▲2017년 7월 7일 박인규 대구은행 은행장이 성추행 사건 관련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7일 오후 3시 박인규 DGB대구은행 은행장은 대구시 북구 침산동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저희 은행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지역 사회와 고객님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인규 은행장은 “일부 직원들의 부끄러운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며, 관계기관의 조사에도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인규 은행장은 “아픔을 겪고 있는 직원들에게는 진심 어린 위로와 함께 직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은행장 직속 인권센터 설치 ▲성희롱 예방 및 남녀 양성평등 구현을 위한 조직 문화 혁신 ▲비정규직 직원 처우와 근무여건 개선을 약속했다.

대구은행에 따르면 지금까지 밝혀진 성추행 가해자가 모두 4명이다. 2016년 1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부부장, 과장, 차장 간부급 직원이 2년 미만 근무한 파견직 여직원 3명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났고, 파장이 일면서 경찰과 노동청도 5일부터 조사에 나섰다.

박인규 은행장은 사과문 발표 이후 자리를 떠났고, 성석기 영업지원본부 부행장이 추가 성추행 의혹 등에 대한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은행장이 직접 사과는 했지만, 구체적 대책 마련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더불어 몇몇 직원들의 일탈이 아니라 대구은행 조직 문화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추가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성석기 부행장은 “전 직원들에게 메신저를 보냈고, 노동조합 등 여러 경로로 신고할 수 있도록 통로를 열었다. 아직까지 직접 제보가 들어온 것은 없다. 무기명 설문을 진행하는 등 여러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피해자 지원과 관련해 성석기 부행장은 “휴가나 배치전환, 직무전환 등 본인이 원하는 조치를 하려고 하지만, 본인이 계속 근무를 원하고 있어서 퇴근하고 난 후 보호조치만 하고 있다. 당사자들이 원하는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현재 대구은행에서 근무 중인 파견직원은 약 130명이다. 이번 성추행 사건도 가해자는 모두 정규직 간부급 남성이었고, 피해자는 비정규직 여성 직원이었던 점에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또 재발 우려도 여전하다.

이와 관련해 성석기 부행장은 “정부가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규직 전환이 가능한 직무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은행의 사과와 관련해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여러모로 부족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사과문을 살펴보니 구체적 내용 적시, 가해자 처벌, 피해자의 피해치유와 고용 보장 등에 대한 확실한 약속 없이 인권센터 설립을 말하는 것은 상황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대구은행 관련 모든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대책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고용평등을 위한 정규직화에 대한 계획도 함께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역 여성·인권단체는 10일 오전 10시 대구은행 제2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대책 마련과 구체적 문제 해결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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