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방의원 4인 선거구 확대 네 번째 도전···2005년 이후 세 차례 무산

대구선거구획정위원회 20일 첫 회의
4인 선거구 확대 막아온 대구시의회
2005년 새벽 5시 날치기
2010년 경찰 동원 의회 봉쇄
2013년 대구시 개입 의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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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0 12:28 | 최종 업데이트 2018-02-14 16:02

대구시의원 불법 땅 투기, 동구의회 의장 선거 돈 봉투 살포, 수성구의원 성추행까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구 지방의회 곳곳은 각종 비리와 불법으로 얼룩졌다. 대구 지방의회가 비리와 불법으로 얼룩진데는 한 개 정당이 독점해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대구시의회는 1991년 첫 선거 이후 지금까지 민주자유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이어지는 보수 정당이 모든 지역구 의석을 독점했다.(1995년 선거에서는 자유민주연합 당선자가 7명 배출됐지만, 자민련 또한 2006년 한나라당과 통합했다.) 1회(1995년) 선거와 5회(2010년) 선거에서만 무소속 의원이 당선된 기록이 있을 뿐이다.(2010년 유일한 무소속 당선자였던 박성태 시의원은 2012년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구·군 의회도 자유한국당이 의회 과반을 훨씬 넘는 의석을 차지하는 건 차이가 없다.

대구시의회는 2005년부터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선거구 재획정 과정에서 4인 선거구를 늘리는 시민사회 노력이나 선거구획정위원회 결정을 번번이 좌절시켰다. 2005년 대구시 선거구획정위원회는 1개 선거구에서 4명을 뽑는 4인 선거구를 종전보다 늘리는 안을 만들어 시의회로 넘겼다. 하지만 대구시의회는 그해 12월 24일 새벽 5시 45분경 회의를 소집해 4인 선거구를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개는 결정을 날치기 처리했다.

4인 선거구가 늘어나는 걸 막기 위한 대구시의회의 ‘노력’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2010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이번에도 4인 선거구를 늘리는 선거구 구역 조정 조례 개정안을 시의회로 넘겼지만, 시의회는 반발하는 시민단체와 소수 정당을 막으려 경찰까지 동원, 의회를 봉쇄하고 2인 선거구로 쪼개 처리했다.

2013년에는 대구시가 선거구 획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4인 선거구 확대가 무산됐다. 애초 4인 선거구를 늘리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던 선거구획정위는 최종안을 결정하면서 4인 선거구를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개는 안을 표결로 결정했다. 일부 획정위원들은 대구시 공무원들이 위원들을 찾아다니며 4인 선거구를 늘리는 안을 반대했다고 전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뤄지는 올해 선거구 획정은 매번 무산된 4인 선거구를 확대할 수 있는 네 번째 기회다. 하지만 이번에도 대구시의회가 큰 걸림돌로 남아있다. 대구시의회 정당별 구성을 보면 자유한국당 25명, 바른정당 3명, 대한애국당 1명, 더불어민주당 1명(비례)이다.

▲20일, 대구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이 4인 선거구 확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구 지역 47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정치개혁대구시민행동과 정의당, 민중당, 노동당, 녹색당, 우리미래 등 5개 정당이 참여하는 선거법개혁진보정당연석회의는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4인 선거구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특정 정당이 독점하는 광역의회와 자치단체에서 감시와 견제는 눈 뜨고 봐도 찾아 볼 수 없고, 대구를 위한 정책 경쟁과 새로운 비전을 논의할 여지조차 없다”며 “대구의 정치, 행정은 관료화, 보수화되고 기득권의 독무대가 되었고 대구는 정체, 퇴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성구의회 성추행 사건과 이후 전개는 이를 반증한다”며 “주민들이 주인이 되는 자치는 기득권만의 잔치가 되고, 밀실 행정, 독점행정만이 대구를 가득 채우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들은 “수백만 촛불이 원한 건 단지 행정부만 바꾸는 것이 아니었다”며 “대구에서 계속해서 이루어진 특정 정당의 싹쓸이와 이를 위한 선거구 획정은 시민들이 요구하는 새로운 세상에 걸맞지 않다. 촛불이 만든 새로운 세상에서는 새로운 대구, 다양한 대구를 위해서 선거구의 대대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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