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지진 포항, 노동자 안전은? 대부분 공장 가동, 노동부 별다른 조치 없어

포스코 등 대규모 제조업체 정상가동...노동자들 지진에 안전 우려
포항노동지청, "아직 파악된 피해 상황 없어...내일 안전공단과 방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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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5 22:30 | 최종 업데이트 2018-02-22 16:03

경북 포항에서 진도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음에도 포스코·현대제철 등 제조업체 대부분이 작업 중단 지시와 노동자들에게 대피 지시 등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고용노동부에서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고, 대부분 언론에서도 지진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 피해가 없었다는 보도만 나오는 등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에 둔감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오후 2시 30분께 진도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포항은 건물이 무너지고 이후에도 여진이 발생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 저녁 8시 기준으로 인명 피해 41명(경상 39, 중상 2), 시설 피해 72건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안전 대책에 대해서는 조치가 미흡했다. 고용노동부가 2016년 발표한 사업장 지진 대책 가이드에 따르면 외관점검 결과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없더라도 가동을 지속할 경우 해당 설비 또는 주변 지역에 피해가 예상되는 설비도 가동을 정지하도록 하고 있다.

진원지와 가까운 포항시 북구 청하면에 있는 필터 제조업체 시노펙스는 노동부 지시 없이도 작업 중단과 노동자 귀가 조치를 했다. 오래된 창고 건물에 금이 갔을 뿐, 생산 공정에는 큰 피해가 없었지만 회사는 노동조합과 함께 작업 중단과 귀가 조치를 내렸다.

시노펙스 관계자는 “포항에 집을 가진 직원들이 걱정이 많고, 추가적인 여진 우려가 있어서 작업을 중단시키고 귀가조치를 취했다. 하루 정도는 공장 가동을 하지 않더라도 생산에 큰 차질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진 인근 지역에 위치한 포항 포스코도 흔들림이 감지됐으나, 생산 라인을 정상 가동시켰다. 포스코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강진이 있었을 때 잠깐 작업을 중지했다가 곧 작업을 그대로 했다. 현장에서는 이 상황에서 작업을 계속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당장 문제가 없더라도 작업을 중지하고 안전 진단을 받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내일도 그대로 작업을 이어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대제철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크레인이 흔들리고 운행이 없으면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2시간 정도 작업이 중지됐지만, 이후에는 공장이 다시 가동됐다. 이동기 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장은 “경주 지진 날 때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정했다. 현장이 지진보다 시끄러워서 잘 느낄 수 없었다. 북구에 사는 노동자들 집이 부서져서 들렀다가 공장으로 돌아가고 있다.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서 취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남구에 위치한 또 다른 공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포항시 남구 대송면에 위치한 한 제조업체 노동자 이 모 씨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지진이 나고 3시까지 라인 가동을 중단시켰다가, 3시 이후부터는 정상적으로 공장을 가동했다”고 말했다.

이전락 금속노조 포항지부장은 “이런 상황을 처음 겪어서 고민이 많다. 가동이 중단된 시노펙스 공장을 다녀왔다. 현장 상황을 취합해 내일 고용노동부 포항노동지청장에게 연락해 안전 진단 문제를 이야기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손영산 고용노동부 포항노동지청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사업장에 위험사항이 있으면 자체적으로 작업 중단을 하고 안전진단을 받거나 하고, 피해 상황이 생기면 작업 중단 등을 하는데 지금까지는 접수된 피해는 없다”며 “내일 오전에 안전공단하고 협동으로 여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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