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부족한 점 다루고, 의견 주고받는 공론장이 됐으면”

[뉴스민 후원회원을 만나다] (9) 성빛나 씨

10:23

당신이 생각하는 뉴스민의 존재 가치는 무엇입니까? 뉴스민은 어떤 언론입니까? 뉴스민 후원회원들께 물었습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7530원, 월급으로 환산하면 157만3770원. 급등한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한 뉴스민이 이대로 문을 닫을 수는 없다는 일념으로 대대적인 후원회원 모집에 나섰습니다. 뉴스민 후원회원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지속가능한 뉴스민을 만들고자 합니다. 뉴스민과 함께 따뜻한 연말 보내기를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뉴스민 정기 후원하기

[뉴스민 후원회원을 만나다] (9) 성빛나 씨

▲경주이주노동자센터에서 만난 후원회원 성빛나 씨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민주노총 경주지부 조직2부장이고, 지금은 12월 31일까지 경주이주노동자센터로 파견나와 있는 성빛나라고 합니다. 센터는 토요일, 일요일 상담을 하고, 저는 일요일에 나와요. 이주노동자들이 보통 월화수목금토까지 일하고 일요일에 쉬는 경우가 상당히 많거든요. 지금은 파견 중인데, 이 일이 더 맞아서 내년부터 경주이주노동자센터로 적을 옮깁니다. 원래 비정규직 운동을 하고 싶어서 민주노총에 왔는데, 이 곳에 와보니 이주노동자가 비정규직 중에 비정규직이더라고요. 아주 열악한 노동자들을 만나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절박함도 있는거 같아요.

경주는 특이하잖아요. 공장도 많고, 농촌도 있고, 어촌도 있어요. 제조업 이주노동자가 가장 많이 찾아 오지만, 어업 이주노동자들은 전국에서 와요. 주로 선원(E10) 비자를 받은 이주노동자들인데, 이들은 고용노동부가 아닌 항만청, 수협에서 담당하거든요. 체불임금은 항만청에서, 산재는 수협에서 담당하는 특수성이 있어요. 제조업 이주노동자들과 다른 상담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른 센터에선 까다롭게 생각을 하거든요. 제주도나 목포, 남해에서도 어업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찾아 오고 있습니다.

뉴스민을 후원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뉴스민 기자들이 최저임금을 받게된 거도 얼마 안 됐다고 들었어요. 저희 센터도 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발적인 후원과 민주노총 재정 지원이 운영되는데, 뉴스민도 마찬가지로 그런 독립 언론이잖아요. 독립 언론에서 할 수 있는 영역이 많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광고를 좀 받긴 받더라구요(웃음). 그런데 광고나 재정이 뉴스민의 발목을 잡지 않으려면 후원들이 더 으쌰으쌰하고, 더 많은 시민들이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만 뉴스민이 앞으로도 지역사회나 기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세월호 사건 때도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무엇이 진실일지 알 수 없는 기사들이 많은 지금 상황에서 주류언론이 대기업이나 정부의 나팔수처럼 전락하는 상황에서 뉴스민은 가야할 길을 잃지 않는 등불처럼 그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요. 사드처럼, 삼평리처럼, 별게 아니라. 대구경북에서 부당한 국가권력에 맞서 싸우는 외로운 사람들 곁에 항상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수 있는 매체가 뉴스민이라고 생각해요.

▲성빛나 씨

그럼 뉴스민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는 어떤 건가요?

되게 어려운 질문이네요. 제가 뉴스민 만들어진 처음부터 계속 기사를 봐 왔어요. 지금은 제가 경주에 있다 보니 경주 발레오만도, 서라벌GC 투쟁 사업장 문제도 다루었잖아요. 사실 서라벌GC는 다른 매체는 거의 다루지 않았어요. 지역 언론이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뉴스민이 이런 소식을 전해줘서 좋았던 것 같아요.

금복주 성폭력 사건을 다룬 기사도 기억나요. 사실 금복주에 노동조합이 있어서 문제를 제기한 게 아니었잖아요. 그런 곳에서 터진 문제를 다루어주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베트남 민간인 학살 위령제에 제주 4.3항쟁 유가족들과 함께 동행하면서 취재했던 부분도 인상 깊었어요.

반대로 뉴스민이 부족한 점이 있다면요?

뉴스민이 구청이나 시의회 공무원들 비리 문제를 밝혀내는 것도 상당히 좋아요. 지역언론이 관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 어떤 분들은 너무 그런 쪽으로만 가는 거 아니냐, 노동 문제를 좀 더 다루어주면 좋겠다 이야기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저는 그 의견에 생각을 더하면, 단순히 노동문제를 빠르게 전하고 그런거 보다 노조의 부족한 점을 다뤄주면 좋겠어요. 노조에서도 비리가 있을 수 있잖아요. 이미 많은 노동 문제를 다루고 계시기 때문에 무조건 우리가 기자회견 하니까 왔으면 좋겠다는 게 아니라 그런 부분까지도 관심있게 다뤄주면 좋겠어요. 그러면 노동운동도 시민운동도 더 긴장하고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에 아쉬운 부분은 예전에는 기고도 많이 있던 것 같거든요. 서로 의견을 내고, 답변하고,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게 많이 없는거 같아요. 주장이 실린 논평이나 기고가 조금씩 줄어든 거 같아요.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공론의 장을 벌일 공간이 많지 않은데, 뉴스민은 그런 공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도 그런 기고나 토론들이 이루어질 수 있는 매체였으면 좋겠어요.

▲경주이주노동자센터에서 활동하는 성빛나 후원회원

앞으로 뉴스민이 도전했으면 하는 분야가 있나요?

이전에 경북 군위 돼지 농장에서 이주노동자가 사망한 일이 있었어요. 그때 ‘셜록’이라는 인터넷 매체에서 함께 밀착 취재도 하고, 연작해서 펀딩도 했었잖아요. 뉴스민에서도 그런 동행 취재, 밀도 깊은 연작을 해주면 좋겠어요. 특히, 경주도 이주노동자 문제가 상당하거든요. 앞으로 그런 탐사보도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