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유린 현장에 대한 성찰” 작가들이 포착한 ‘자갈마당’ 사진집 출간

오석근, 전리해, 황인모 작가 2년 동안 자갈마당 현장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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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1 11:24 | 최종 업데이트 2018-02-01 11:25

"내 몸은 죽어간다는 뜻이죠. 닭장 스트레스. 정신적으로 엄청 힘든거죠. 밤마다 화장하면서 두려웠어요. 오늘은 어떤 손님이 올까."

"유리방 불빛은 정육점 같다고 생각하는 거지. 몸에 되게 해롭지. 그런 생각이 들지. 진짜 인간이 여기 우리가 동물도 아니고 인간인데 이런 불빛 아래 앉아있어야 하나. 눈이 많이 피곤하고, 눈물, 안구건조에 넣는 거, 그거 넣고 그래. 안약도 넣고. 방에도 그렇고. 손님 받을 때도 조명을 다 켜고. 눈 질끈 감고 하는거지. 영혼 없이 하는 거지, 내 영혼이 아니라고."

"내가 앞으로 언제까지 이 일을 할거야. 솔직히 나이도 먹고 몸도 안 좋은데. 그러면 일단은 무슨 기술이라도 배워서 내가 이렇게 살아야겠다, 이런 생각은 다 해요. 다 갖고 있지. 여기 있으나 저기 있으나 지역마다 똑같아. 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그게 제일 꿈이야. 아가씨들 이런 일 안하구. 근데 할 줄 아는 게 없거든."

대구시 중구 도원동에 있는 성매매집결지 일명 '자갈마당'과 성매매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사진집 <자갈마당>이 출간했다.

▲<자갈마당>에 수록된 사진. [사진=전리해 작가]

<자갈마당>은 오석근, 전리해, 황인모 작가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년간 포착한 사진 72장, 그리고 최윤정 큐레이터의 글이 담겼다. 자갈마당이 폐쇄되기 전, 기록을 남기기 위해 대구여성인권센터와 지역 예술가들이 진행한 '자갈마당 기억 변신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피임약, 생리대, 콘돔, 마스카라, 키티, 2호실, 화장솜, 나비(다이어트 약), 타이머, 업소 안 성매매 여성의 생활을 떠올릴 수 있는 사진 70여 장이 담겨있다.

책 속에서 최윤정 큐레이터는 "성매매집결지 폐쇄 논의 이면을 살피면, 인권에 대한 문제의식의 발로는 당위를 꾸며주는 하나의 수식일 뿐"이라며 "결국은 자본과 재개발이다. 그로 인해 벌어진 비인도적 행태나 인권에 대한 근본적 사유는 성찰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윤정 큐레이터는 "인권 유린의 현장으로서 역사에 대한 성찰도 없이 재개발의 명목으로 마구잡이로 장소 자체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집 주문은 출판사 '사월의 눈'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고, 지역 책방에서도 판매 중이다. (사월의 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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