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 자동차부품업체, 노조 가입 일주일 만에 ‘폐업’ 논란

"노조 가입했다고 회사가 폐업 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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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2 17:50 | 최종 업데이트 2018-03-22 17:50

경북 영천시 한 자동차부품 업체가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한 지 일주일 만에 폐업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 영천시 영천산업단지 내 자동차 부품업체 S산업(주) 노동자들은 지난 8일 '금속노조 경주지부 S산업지회'를 결성했다. 2년 전 경주에서 영천으로 공장이 이전하면서 현장 곳곳에 CCTV가 생기고, 사내 복지와 임금이 계속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회사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무형태를 주야 맞교대 체계에서 직군 체계로 바꾼다고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1직군은 주간 9시간, 2직군은 야간 8시간이다. 또, 상여금 400%를 삭감하고 시급으로 전환했다.

김수하 노조 부지회장은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서 회사가 어려운 것은 안다. 직원들이 호소문도 내고, 동의할 수 없다고 했는데도 일방적으로 시행했다"며 "그동안 인격적인 모독에 직원들이 (불만이) 많이 쌓였던 것이 이번을 계기로 노동조합까지 가입하게 됐는데, 회사가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이 낸 호소문에도 회사가 대화에 나서지 않자, 현장 정규직 노동자 36명 모두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조반장들이 주도적으로 노조 설립에 나섰다.

교섭 자리가 약속됐던 지난 15일 오후 5시, 회사는 돌연 폐업 사실증명서를 작업장과 식당에 게시했다. 노조를 설립한지 일주일 만이었다.

현재 노동자들은 협력사 물량 공급을 위해 일용직으로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이후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22일 오전 11시 대구시 수성구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장 정상화(폐업 철회) ▲고용 보장 ▲금속노조 인정과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해 고용노동청이 적극 중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권이 노동자 권리를 존중하고 일하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준다고 했지만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며 "종이 한 장으로 수십 명의 생계가 하루아침에 짓밟혔다"고 지적했다.

대구고용노동청 관계자는 "노조 결성 소식을 듣고, 지속해서 현장을 방문해 대화를 중재했다. 업체 대표가 갑자기 폐업을 신고하는 바람에 조합원은 물론 관리자들까지 실업자가 됐다"며 "현재로서는 대표를 계속 설득해보고, 제 3자가 인수하더라도 기존 노동자들을 고용 승계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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