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판 전단 제작 시민 수사 사건, 표현의 자유 침해”

박성수 전단 배포 표현의 자유 침해 사건 진상조사보고서 나와
국기기관의 무리한 수사로 공권력 남용, 정부 비판은 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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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30 18:06 | 최종 업데이트 2018-04-30 18:07

박근혜 전 대통령 비판 전단을 제작 배포한 시민이 유죄 판결받은 사건이 국가기관의 무리한 수사로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박성수 씨는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2일 오전 11시 40분경 대구구치소에서 풀려났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박성수(44) 씨의 대통령 비판 전단 배포 사건 조사 결과를 박 씨에게 전달했다. <뉴스민>이 박 씨로부터 받은 ‘퍼포먼스 활동가 박성수의 정치풍자 전단 배포 및 살포에 따른 표현의 자유 침해 사건 진상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전단지 배포자를 색출하여 엄단토록 할 것 등의 청와대 지시에 경찰이 무리하게 공권력을 남용했고, 전단지 배포는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블랙리스트 조사위는 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청와대 ‘실수비’(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자료와 경찰 지침 등에서 국가기관의 무리한 수사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수비 자료에는 전단 배포자를 “강력 처벌·의법조치·반드시 엄단토록 할 것”하라고 나와 있고, 경찰도 ‘전단 살포 등 행위자 발견 시 대응 요령’이란 지침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 지침대로 경찰은 당사자(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소가 없는 상태에서 수사기관의 직권으로 박 씨를 기소한 것은 시민의 정당한 비판을 차단하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블랙리스트 조사위는 “박 전 대통령의 명시적 고소가 없었던 점, 위법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 8개월간의 구속, 청와대와 경찰의 자료에서 나타난 국가기관의 무리한 대응이 있었다고 보인다”라며 “정부 실정에 대한 개인의 의견 표명에 대해 명예훼손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문에서 확인됐듯이 신청인(박 씨)을 비롯한 전단 배포자에게 공권력을 무리하게 적용한 점이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단 배포는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것으로, 헌법상 보호받아야 하는 권리에 해당한다”라며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이를 풍자하는 전단 배포 퍼포먼스를 명예훼손으로 기소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리스트 조사위는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의 청와대의 외압 여부에 대해 “위원회 조사 권한의 한계로 밝힐 수 없었지만, 중요한 쟁점이므로 추후에라도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앞서 박 씨는 2014년 12월부터 박근혜 대통령 비판 전단을 제작, 배포하기 시작했다. 전단에는 2002년 당시 박근혜 한국미래연합 대표가 김정일 북한 전 국방위원장을 만난 사진, 그리고 “자기들이 하면 평화 활동 남이 하면 종북, 반국가행위”, “박근혜도 국가보안법으로 철저히 수사하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뒷면에는 “정모씨 염문 덮으려 공안정국 조성하는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박성수 유인물
▲박성수 씨가 제작한 전단

전국 각지로 제작한 전단을 배송했고, 2015년 2월 16일 변홍철(49, 신모(37) 씨가 새누리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에서 이 전단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후 대구 수성경찰서가 조사에 나섰다. 4월 21일 박 씨가 대구수성경찰서에 개사료를 투척하며 이를 비판했고, 28일 대검찰청 앞에서 항의 기자회견을 펼치던 박 씨가 검찰에 체포됐다. 수성경찰서에 인도된 박 씨는 4월 30일 명예훼손을 이유로 구속돼 12월 22일까지 약 8개월 동안 대구구치소에 수감됐다. 1심 재판부(대구지법 형사2단독)는 박 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018년 1월 25일 항소심 재판부는 박근혜 비판 전단 제작·배포와 관련해서는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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