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공단 노동자 임금 인상률 3.2%…최저임금 오르나 마나?

민주노총, 성서산업단지 노동 실태조사 결과 발표
평균 시급 15.6% 올랐지만, 월 평균 임금은 3.2% 올라
상여금 삭감 반대에 해고 통보 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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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3 17:35 | 최종 업데이트 2018-07-03 19:09

성서산업단지 노동자 44%가 2018년 최저임금 인상 후 상여금이 깎이거나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등 노동조건이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평균 시급은 14.9% 올랐지만, 월 평균 임금은 3.2% 오르는데 그쳐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3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서산업단지 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금속노조 대구지부, 성서공단노조는 지난 5월 10일부터 6월 7일까지 성서산단 노동자 25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균 시급은 지난해보다 14.9% 올랐지만, 월 평균 임금은 3.2% 오르는 데 그쳤다. 월 평균 임금은 2,202,096원으로, 2017년 4월 기준 대구지역 월 평균 임금(2,634,209원)에도 못 미친다.

응답자 중 올해 상여금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2.74%였다. 응답자 중 5.02%가 지난해 대비 올해 상여금이 전액 삭감됐다. 또, 지난해 평균 117.0%였던 상여금이 올해 77.06%로 삭감됐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 후 응답자 44%가 노동조건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다. 변화된 노동조건은 상여금 삭감 31%, 근로시간 단축 30%, 인원 감축 14%, 기타 14%, 각종 수당 삭감 8% 순으로 나타났다.

▲2018년 최저임금 인상 후 노동조건 변경 유형(자료=민주노총 대구본부)

노동조건 변경 시 동의 없이 회사가 일방 공지했다는 응답자가 28%, 어떤 절차로 변경했는지 모른다는 응답자가 27%로 나타났다.

특히, 동의 서명을 반복적으로 요구하거나(15%), 불이익 암시(15%), 강압적인 말이나 행동으로 서명 강요(5%) 등 동의 자체가 강제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성서산업단지 내 35인 규모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는 상여금을 240%에서 60%로 삭감하는 찬반투표에 반대한 노동자 3명을 찍어 해고를 통보하기도 했다. 또 20명 규모의 다른 공장에서는 상여금을 400%에서 250% 삭감하고 교통비, 위험 수당까지 기본급에 포함하면서 반발한 노동자들이 최근 노동조합에 한꺼번에 가입하기도 했다.

진경원 금속노조 대구지부 대구지역지부 삼성공업지회장은 "실제로 현장은 조사 결과보다 더 열악하다. 연말 경영실적보고회에서 은근슬쩍 상여금 삭감을 끼워 넣는 식이다. 상여금은 삭감되고 교통비, 위수당 등 각종 수당은 기본급이 포함됐다"며 "그러니 실질임금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은 올려놓고 산입범위를 확대해서 다시 뺏어간 셈이다. 이게 정말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인가"라고 꼬집었다.

노동조건 불이익 변경 시 고용노동청 신고(22%), 회사에 문제 제기(19%), 이직(13%), 노조 가입(7%)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노동자가 응답자 중 61%로 나타났다.

대구본부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한 노동자가 61%나 되지만, 이미 문재인 정부는 이런 저항에 대비해 사업주에게 임금체계 변경권이라는 무기를 선물했다"며 "저임금에 굴레에 갇힌 공단 노동자에게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시대는 이미 거짓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이 발표한 '2018 1/4분기 입주업체 경기 동향'에 따르면, 전체 기업체수는 3,043개사로 2017년 4/4분기 대비 8개사가 증가했다. 노동자 수는 55,107명으로 1,006명 감소했다. 총 생산액은 3조 8,265억 원으로 2017년 4/4분기 대비 1,734억 원(4.33%) 감소했다.

공단은 "직전 년도 4분기 대비 경기 상황이 어려웠다는 기업이 대부분이었다"며 "경영 애로 요인으로 최저임금 인상, 내수 부진, 원자재가 상승 및 제품단가 하락, 과당경쟁과 인력난 등 복합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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