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여성 경제적 자립..."돌봄노동 분담, 질 좋은 일자리 필요"

대구여성회, '여성 자립에 대해 함께 말하다' 토크콘서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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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4 21:53 | 최종 업데이트 2015-10-14 21:54

"아이 키워 놓고 자격증 4~5개 씩 있어도 허락되는 일자리가 없어요."

"남편도 돈 버는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일자리를 구하는 기혼 여성과 일하는 기혼 여성이 나눈 이야기다. 기혼 여성에게 '경제적 자립'이란 어떤 의미일까.

14일 오후 3시, 대구여성회는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여성 자립에 대해 함께 말하다'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앞서 대구여성회 등 11개 전국 여성단체는 지난 6월부터 8워까지 총 65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벌였다. 대구여성회는 대구시에 거주하는 3~40대 기혼여성 6명을 취업/비취업으로 나누어 여성의 경제적 자립에 대한 심층면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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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10년차 정 모 씨(30대)는 "전업주부들이 아이를 키워 놓고 나면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또래 엄마들이 자격증 4~5개씩 갖고 있다. 그렇게 준비를 하는데도 허락되는 일자리가 없는 것을 경험하면서 자존감이 발끝으로 떨어진다"며 경제적 자립의 어려움을 말했다.

정 씨는 "전업주부들은 '집에서 놀면서~'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하루라도 빨래를 안 하고 설거지를 안하면 다음날 남편과 이이가 입을 옷이 없고 밥먹을 숟가락이 없다. 그런게 가사와 육아다.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에 대한 비용이 국가적으로 지원됀다면 전업주부의 자존감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커피 업계 자영업을 하는 박 모 씨(40대)는 "나에게 있어서 일은 없어서는 안돼는 존재이만?육아나 가사문제를 친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항상 짐이다. 남편도 돈 버는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일을 하느냐는 말도 많이 들어왔다"며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사회에서 자리매김하는 건 자신의 의지없이는 불가능하다. 남편도 일하고 나도 일하는데 나만 육아와 가사의 책임을 떠맡는 것이 억울하고 짜증나기도 했다. 일하는 여성들이 좀 더 홀가분하게 자립할 있도록 남편도 육아와 가사의 책임을 지도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씨는 "애들이 커가고 돈이 많이 드니까 남편이 밤 9시까지 일하는 회사로 옮겼다. 아침 8시 반에 나가 밤 9시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가사일을 요구할 수 없다"며 "칼퇴근 문화가 형성된다면 남성들도 가사와 육아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남편과 가사와 육아를 함께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대구여성회는 심층면접 결과, 경제적 자립을 하고 싶어도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돌봄노동?△경력단절 여성의 노동환경을 꼽았다. 신미영 대구여성회 사무처장은 "아이를 돌바줄 다른 자원이 없는 경우 여성들은 대부분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또, 실제로 노동시장에서 경력단절 여성의 처한 비정규직, 저임금의 현실은 '경제적 자립'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기혼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여성의 경제적 자립 의지?△남성 육아휴직 할당제 등 남성의 육아참여 장려?△공공보육시설과 직장 보육시설 확충?△경력단절 여성 재취업을 위한 네트워크 개발?△최저임금 인상과 생활임금 도입?△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회복지사인 장 모 씨(40대)는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에 정말 공감한다. 사회든 가정이든 어느 한명이 모든 문제의 책임을 지는 것은 옳지 않다. 권리도 나누고 의무도 나누어어야 한다"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노동시장이 나뉘는 상황에서 여성들은 대부분 비정규직 일자리로 내몰리고 있다. 그래서 노동시간은 좀 줄이고 일자리를 평등하게 나누는건 어떨까. 질 나쁜 시간제 일자리가 아니라 동일한 노동에는 동일한 임금을 받는다는 원칙만 잘 지켜진다면 괜찮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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