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검찰 국감, ‘황교안 뺑소니 사건’ 증거 영상 편집 문제 지적

박주민 의원, “편집 의혹 있어, 원본 영상 제출되어야”
자유한국당, “‘뺑소니’는 왜곡”···반발로 소란 일기도

0
2018-10-17 11:56 | 최종 업데이트 2018-10-17 14:24

16일 부산고등검찰청에서 열린 대구, 부산, 울산 등 영남권 각급 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황교안 뺑소니 사건’ 증거 영상 제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박주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구갑)은 지난 12일 법무부 국정감사 때와 마찬가지로 질문을 이어갔고, 자유한국당 측은 해당 사건을 ‘뺑소니’로 평가한 박 의원의 질의 자료를 문제 삼아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2016년 정부가 경북 성주 성산포대를 사드 배치지로 발표하면서 성주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해 7월 15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성주 주민의 양해를 구하겠다면서 성주를 방문했지만, 분노한 주민의 집중 성토를 받아야 했다.

황 총리는 분노한 주민을 피해 차량으로 성주를 빠져나가던 중 성주 주민과 어린이 3명이 타고 있는 차량과 부딪혔다. 황 전 총리 일행은 차량 충돌에 별다른 조처 없이 그대로 빠져나갔고, ‘뺑소니’ 논란이 일었다. 해당 사건은 이후 법정 공방으로 이어져 민·형사 재판이 이어지는 중이다.

▲2016년 7월 성주를 방문한 황교안 전 총리 일행.

박주민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해당 사건 재판에서 정부 측이 제출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원본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성주 주민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정부 측은 당시 황 전 총리 차량을 경호하던 경찰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제출했다. 지난해 5월까지 증거로 제출된 블랙박스 영상은 5개인데, 그중 2개가 편집된 사실이 확인됐다. (관련 기사=‘성주 황교안 뺑소니’ 경찰 블랙박스 영상 5개 중 2개는 왜 편집했을까?(‘17.5.17))

박 의원은 ▲영상에서 일부 누락된 부분이 있다는 점 ▲화질이 다른 영상에 비해 낮다는 점 ▲편집된 정황이 있다는 전문가 의견 등을 들어 정부가 원본 영상을 제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 차량이 황 전 총리 차량 선두에서 경호를 한 만큼 후방 촬영 영상도 확인해야 한다며 후방 촬영 영상 공개도 요청했다.

박 의원은 “검찰은 객관 의무가 있어서 피고인에게도 유리한 증거도 제출해야 한다. 아마 이것은 국가배상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해당 사건을 언급하면서 “성주 주민은 본인 차는 가만히 있는데 황 총리 차가 와서 충돌했다고 하고, 국가는 주민이 후진해서 충돌했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가지 영상 편집 의혹을 짚으면서 “소송을 지휘함에 있어서 국가가 단순히 피고에게 승소하기 위해 지휘하는 건 아니지 않나”며 “원본이 있는지 확인하시고 원본이 있으면 제출해야 한다고 본다. 후방을 촬영한 것이 있으면 그 역시 제출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호철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은 “진행 중인 사건이어서 구체적인 사안을 말씀드릴 순 없지만, 사건 판단에는 영상 증거 말고도 다른 증거가 여러 개 있어서 법원에서 여러 증거를 종합해 잘 판단할 걸로 보인다”고 답했다.

김 검사장은 또 “블랙박스 영상을 삭제했는지, 인위적으로 화질을 저하했는지 등을 말씀하셨는데, 삭제하거나 인위적으로 저하한 사실은 없다고 하고, 영상은 있는 그대로 재판부에 제출됐다고 보고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의원은 재차 정확히 원본 영상이 제출된 것이 맞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2016년 7월 15일 황 총리 탑승 차량이 들이받고 부서진 이 씨의 차량. 황 총리 일행은 이 씨 차량을 그대로 두고 성산포대로 향했다.

황교안 뺑소니’ 아냐, 자유한국당 반발로 한때 소란
박주민, “발언 과정에서 배려···과거 사건 평가 영역”

한편 박 의원이 질의를 마친 후 자유한국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부산 북구강서구을)은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의원은 “황교안 총리가 동승해 있는 차량이 교통사고가 난 것이다. 그런데 PPT 자료는 황교안 총리 뺑소니 사건이라고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기정사실화하는 시도가 있다”며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이완영 의원(경북 성주·칠곡·고령)도 거들었다. 이 의원은 “성주는 제 지역구”라며 “황교안 총리가 오셔서 당시 사고가 있었다는 걸 직접 들은 사람으로서 황교안 총리 뺑소니 사건이 사실인 양 규정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총리까지 하신 분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질의를 문제 삼는 것”이라며 “박주민 의원에게 단정적으로 황교안 뺑소니 사건을 말씀하시는 건 도리에 맞지 않다는 걸 바로 잡아달라”고 법사위원장에게 요구했다.

이 문제로 국감장은 여야가 잠시 대치하면서 소란이 일었지만, 박 의원이 “PPT 자료에는 그렇게(뺑소니) 되어 있지만 발언 과정에서는 ‘차량 충돌 사고’라고 이야기했다”며 “충분히 배려하고 고려한 발언을 했다고 생각한다. 과거 사건에 대해 평가하는 것까지 제약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면서 일단락됐다.

한편, 당시 황교안 총리 차량과 충돌한 성주 주민은 올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tele
Print Friendly, PDF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