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선거법 위반 벌금 90만 원···시장직 유지

재판부, “우발적, 즉흥적이고 선거에 미친 영향 적어”
권영진, “시장직 유지하는 판결이지만 시민들께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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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4 10:55 | 최종 업데이트 2018-11-14 11:03

대구지방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손현찬)는 14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단체장으로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점이 가볍지 않고, 국회의원과 시장을 지내 선거법을 잘 알아 책임은 높다면서도 위법 행위들이 우발적, 즉흥적이었고,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결 취지를 설명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6.13 지방선거 기간 중 현직 시장 신분으로 한 초등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와 같은 당 달성군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해 재판에 넘겨졌다. 공무원의 선거 관여 금지 조항을 위반한 혐의다.

권 시장 측은 지난달 22일 열린 공판에서 두 가지 공소사실 중 달성군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한 말과 행동은 인정했지만, 체육대회에 참석한 말과 행동은 부인했다. 검찰은 권 시장인 4월 동구 한 초등학교 동창회 체육대회에 참석해 “시장은 권영진, 구청장은 강대식, 시의원은 서호영”이라는 구호성 발언으로 지지를 호소했다고 봤다. (관련 기사=검찰 ‘선거법 위반’ 권영진 150만 원 구형···구호성 발언 입증 쟁점(‘18.10.22))

재판부도 판결 서두에서 “재판의 쟁점은 체육대회에서 한 발언의 유무,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형 선고 유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발언을 들었다는 취지의 증인 증언이 신빙성이 높아 피고인(권영진)이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며 “적극적으로 구호를 외친 것은 아니더라도, 상황과 내용, 시점이나 사진을 통해 보이는 피고인의 자세나 표정, 상대방이 인식한 내용에 비추면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어 “공무원은 원칙적으로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단체장에게 더 엄격한 중립성을 요구한다”며 “시장으로서 선거법을 여러 차례 위반한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 세 차례 국회의원 선거와 시장을 경험하면서 선거법 제한 조항을 잘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위반해서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각각의 공소사실 위반 행위가 우발적, 즉흥적이었으며, 선거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다면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처벌은 과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강대식을 지지하는 분위기에 일시적으로 휩쓸린 것으로 보이고, 참석자 중 일부가 강대식을 안 밀어주면 시장을 안 밀어준다고 하자 그 답변으로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고, 다수 청중 앞에서 지지를 호소한 것도 아니”라며 “범행은 다소 우발적,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계획하고 능동적,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달성군수 후보 사무소 개소식에서 한 발언 역시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이 대부분 후보 지지자거나 지역구 국회의원, 당직자였던 점과 해당 후보가 결과적으로 낙선해 선거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고, 초범인 점, 선거법 위반 전력이 없는 점과 경쟁자와 상당한 표 차로 선거에서 당선했고, 성실하게 시장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영진 시장이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판결 선고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권영진 시장은 판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시장직을 유지하는 판결이 내려졌지만 여전히 부끄러운 일”이라며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려 시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 대구의 미래와 시민 행복을 위한 시정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항소 의향을 묻자 “재판장에 나오는 부끄러운 행진을 이제는 멈추고 시정에 전념하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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