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비정규직 환경미화원, 새벽 근무 중 큰 부상

"산업재해 발생해도 다음 계약 때 제재할 방법 없어"

16:51

대구 북구청 비정규직 환경미화원이 새벽 근무 중 청소차에 팔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지난달 23일 새벽 4시 20분께 대구 북구청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소속 환경미화원 A 씨(67)가 5톤 쓰레기차 뒤편 회전판에 팔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왼쪽 팔꿈치 아래쪽을 절단해야 했다.

북구청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새벽 근무 중 사고가 일어났다. 구청은 업체와 청소 대행 관련 계약을 맺은 거라서 산업안전보건법이나 노동법에 저촉되는 부분은 관련 기관에서 조사하는 거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구청은 오는 2월 중 대행업체와 계약을 앞두고 있지만, 산업재해가 발생한 업체에 불이익을 줄 방법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현재 청소 대행업체와 계약에 산업재해와 관련해 제재하는 부분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환경미화원 산업재해 재발 방지를 위한 업체 지도·감독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지역연대노동조합은 환경미화원 야간 근무 위험성을 지적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생활폐기물 처리 시설 개방 시간은 오전 6시로 늦추거나 야간 근무에 따른 수당 책정, 인력 충원 등을 요구했다.

대구시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SRF), 소각장, 매립장 등이 오전 3시부터 개방해 야간 근무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사고가 나지 않기 위해 대구시가 빨리 생활폐기물 처리 시설을 주간에 개방해야 한다. 또, 야간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야간근무를 지시하는 업체를 지도·감독해야 한다”며 “이런 노력이 없으면 용역업체 환경미화원들은 깜깜한 새벽에 일하면서 계속해서 사고를 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8월 환경미화원 노동환경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오전 6시부터 시작하는 주간 근무 비중을 올해 38%에서 내년 50%로 늘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