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과 고담대구, 청년들이 뒤집자!

[민중총궐기 연속기고] (3) 박석준 함께하는 대구청년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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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아버지’에게 교육 잘 받고, ‘마약사위’ 교육을 참 잘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청년들이 역사교육을 잘못 받아 ‘헬조선’이라 한다며 호통을 쳤다. 역시 다이아몬드 수저를 물고 나온 꼰대다운 발상이다. 그렇다. 그들이 말하는 역사교육을 잘못 받은 다수의 청년은 희망이 없고 지옥 같은 작금의 대한민국을 가리켜 ‘헬조선’이라 부르고 공감한다.

살인적인 등록금과 학자금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청년들. 알바를 하며 어렵사리 대학을 졸업했지만, 사상 최대를 밥 먹듯이 갱신하는 청년 실업률에 기껏 들어간 직장에서는 비정규직과 인턴 신세를 전전하다 쫓겨날 뿐이다. 삼포세대, 오포세대를 넘어 이제는 어디까지 포기해야 하는지 몰라 ‘N(number)’을 붙여 ‘N포세대’라 불리는 청년들은 더 이상의 꿈도 희망도 없기에 비참하게도 자신의 나라를 ‘헬조선’이라 부른다. 오죽하면 곗돈을 모아 이민을 가겠다며 ‘이민계’를 만들고 있겠는가?

이 와중에서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이라고는 돈 벌러 중동으로 가라, 남미로 가라 등 떠밀면서, 창업을 지원하겠다고 푸드 트럭이라 부르는 노점을 하라 한다.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겠다며 온통 다 비정규직을 만들겠다하고, 정작 해야 하는 예산확보와 양질의 일자리는 만들지 않고 이제는 ‘청년펀드’라는 것을 만들어 온 국민에게 ‘삥’을 뜯고 있으니 이게 도대체 ‘헬조선’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안타깝게도 이런 ‘헬조선’의 수도는 서울이 아니라 바로 ‘고담대구’라 불리는 내 고장 대구이다. 전국 최고 수준의 청년실업률, 일하는 시간은 일등 급여수준은 꼴찌, 부동산 상승률 1위, 지역내총생산 꼴찌. 일등 아니면 꼴찌를 기록하는 어떤 지표를 살펴보아도 희망은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 상황이 이럼에도 국회의원, 대구시, 시의회 그 누구도 실정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변화와 소통, 미래가 없는 도시 대구. 청년들은 그런 대구에서 희망을 찾지 못해 하나둘 떠나버리는 그야말로 ‘고담대구’가 되고 있다. 그 와중에 경로우대대상자 노인들의 교통비를 자발적(?)으로 모금해서 청년일자리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하니 그 ‘헬조선’에 그 ‘고담대구’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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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과 ‘고담대구’의 청년들은 무기력과 패배감에 쩔어 있다. 권력과 사회는 좁은 바늘구멍을 통과하려면 만만치 않으니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 떠밀고 있고, 이제는 부모와 싸워서 쟁취하라 강요한다. 이대로 순응하거나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의 선택밖에 없는 듯하다. 그러니 싸울 엄두는 도저히 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대로는 희망도, 미래도, 더 이상 살 수도 없다는 것을 말이다.

아무리 용을 써봐야 혼자 ‘헬조선’을 탈출할 방법은 없으며, ‘고담대구’를 지켜줄 배트맨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함께 싸워 세상을 바꿔야 한다. 11월 14일 청년들도 총궐기를 준비하고 있다. 몇 명이 모일지 모르겠다. 어떻게 싸울지도 모르겠다. 함께 하는 이들이 적을 수도, 조직이 없을 수도 없다. 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함께 외치는 구호와 노랫소리가 희망이 될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누가 뭐래도 시련 속에 꽃피고 맞서 싸우는 청년이 세상의 희망이다. 아직 청년들은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청년들이 세상을 뒤집는 싸움에 함께하자. ‘헬조선’과 ‘고담대구’, 이제는 청년들이 뒤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