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의회에서 “시장을 핫바지 만들어” 발언 논란

홍인표 시의원 질의 방식 문제삼아
권, “(회의에) 시장 부르지 마라” 강한 불만 토로

18:30

“의장님께서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하세요. 말이 안 되는 이야길 하는 걸 듣고 있자니 답답해서. 제가 나가서 이야기할게요. 뭐 하자는 거야”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대구시의회 회의 방식을 지적하며 막말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냈다. 권 시장은 이 자리에서 “의장님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하세요” 라거나 “(시장을) 바지저고리 핫바지로 (만들었다)”, “(회의에) 시장을 부르지 마십시오”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15일 오후 대구시의회는 265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어 시장 등을 상대로 시정질문을 진행했다. 권 시장은 홍인표 대구시의원(자유한국당, 중구1)이 상리음식물폐기장 문제에 대한 질의를 하는 과정에 홍 의원 질의 방식과 내용에 불만을 표시했다.

홍 의원은 권 시장에게 질의하는 대신 심재균 건설본부장을 상대로 시정질의를 진행했다. 홍 의원은 심 본부장에게 일문일답식으로 질문했고, 질의응답은 약 40분가량 진행됐다. 권 시장은 홍 의원 질의응답을 마무리할 무렵 시장석에서 “의원님, 말도 안 되는 걸 계속하십니까”라고 항의했다.

홍 의원은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해명을 해달라”고 했고, 권 시장은 “제가 할게요”라면서 직접 발언하려 했다. 홍 의원이 “문서로 답해달라”고 권 시장의 발언을 제지하자 권 시장은 “시정질문은 시장을 상대로 하게 되어 있는 것”이라며 “이렇게 하는 시정질문이 어딨냐”고 반발했다.

의장으로서 회의를 주관한 장상수 대구시의회 부의장(자유한국당, 동구2)이 발언을 멈춰달라고 부탁하자 권 시장은 “의장님께서 정상적으로 진행되도록 하세요”라며 “말이 안 되는 이야길 하는 걸 듣고 있자니 답답하다”고 다시 불만을 토로했다.

권 시장은 강민구 시의원(더불어민주당, 수성1)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발언에 사과를 요청했을 때도 “표현이 과했던 부분에 대해서 사과드린다”면서도 회의 진행방식을 다시 문제삼았다.

권 시장은 “세상에 시의회 나와서 시정질의 답변을 원하는 기관장이 어디있겠느냐, 저는 제가 직접 나서서 답변하겠다고 한다. 그걸 안 시켜주신다고 하니, 앉아서 듣는 시장은 바지저고리 핫바지로 만들면···”이라고 항변했다.

권 시장이 ‘바지저고리, 핫바지’ 발언을 하면서 의회는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강민구 의원은 의석에서 “시장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고 지적했고, 이진련 시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도 “회의 방식을 집행부에 허락 받아야 하는거냐”고 꼬집었다.

시의회는 같은 날 긴급하게 의원 간담회를 소집해 의견을 나눴고, 추가로 상임위원장 간담회를 통해 권 시장 발언에 대응할 예정이다. 장상수 부의장은 18일 <뉴스민>과 통화에서 “의장이 유고인 상태에서 아직 의장과 이야길 나누진 못했다”며 “곧 상임위원장들과 미팅을 해서 대응 방식을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