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날 찍힌 출근도장, 확인없이 월급···중구청 청소노동자 관리 부실

중구, 월급 더 받은 노동자 중징계에 책임자 자체 감사 돌입

16:25

대구 중구청(청장 류규하)이 출근하지 않고 휴일수당을 받은 구청 봉투 창고 담당자 A 씨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고, 구청 관리 책임자들에 대한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A 씨는 중구 삼덕동에 마련된 봉투 창고에서 혼자 종량제 봉투 판매·재고 관리 등 업무를 했다. 지난 중구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이경숙 중구의원(더불어민주당)이 A 씨에 대한 휴일수당 지급 내역과 봉투 창고의 휴일 보안 프로그램 해제 내역이 일치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뉴스민>이 확인한 결과, 잘못된 휴일수당 지급은 근무 기록을 A 씨 본인이 하지 않으면서 이뤄졌다. 중구청 환경미화원은 노동자 본인이 근무 기록 카드에 도장을 찍어 근무 여부를 기록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본인이 직접 도장을 찍는 경우도 있지만, A 씨처럼 타인에게 도장을 맡겨 대신 찍는 사례도 있다. A 씨의 임금은 타인이 도장 찍은 근무 기록 카드를 기반으로 지급됐고, 이 과정에서 중구청은 A 씨의 실제 근무 현황을 확인하지 않았다.

A 씨에게 지급된 휴일수당은 월급명세서 기준으로 2019년 3월 82만3천 원, 4월 47만 원, 2017년 10월 158만 9천 원 등 매월 수십만 원에서 150여만 원에 이른다.

▲2019년 4월 환경미화원 근무 현황 일부. 출근하지 않은 주말에도 출근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24일 중구청은 환경미화심사위원회를 열어 A 씨에 대한 징계를 확정했다. 중구청은 아직 A 씨에게 징계 결과를 통보하지는 않았지만, 중징계가 결정됐을 것으로 예측된다.

A 씨 사례가 알려진 후 중구청의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A 씨 실제 근무 현황을 중구청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벌어진 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A 씨의 도장을 누가 관리했는지에 대해 중구청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누가 (도장을) 찍었는지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 원칙적으로 본인이 찍는 것이 맞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미화원이 119명이고 업무시간, 근무 위치가 다 다르고 근무지와 카드 비치 장소가 먼 경우도 있어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근무 기록과 관련해) 과에서 전반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계획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실적 사정 때문에 청소노동자의 정확한 근무 관리가 어려웠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과거 유사 사례가 내부적으로 지적된 적 있는데도 방치됐기 때문에, 관리 부실의 책임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2013년, 특정 청소노동자가 실제로 출근하지 않았는데도 출근 도장이 찍혀 급여가 나간 사례가 지적됐는데도 별다른 개선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경숙 중구의원은 “A 씨에게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전반적인 관리감독 시스템 부실에서 불거진 문제인 만큼 구청 책임이 있다. 부실한 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