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공원' 선언 장소, 생가터 아니다?..."증언과 서류 달라"

권상구 "유족 증언과 기록 달라...자료 토대로 고증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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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1 14:42 | 최종 업데이트 2015-12-01 14:43
▲2015년 11월 21일. 전태일대구시민문화제추진위는 계산오거리 교통섬을 전태일 생가터로 추정하고, 전태일공원 선포식을 진행했다.
▲2015년 11월 21일. 전태일대구시민문화제추진위는 계산오거리 교통섬을 전태일 생가터로 추정하고, 전태일공원 선포식을 진행했다.

지난달 21일 전태일대구시민문화제추진위는 전태일 열사 생가터로 추정하는 계산오거리 교통섬에서 전태일공원 선포식을 진행했다. 전태일공원 푯말을 설치하고, 현수막도 내걸었다.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 씨 증언에 기대 계산오거리 교통섬을 생가터로 추정했는데,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가 증언한 주소와 달랐다. 이에 생가터에 대한 정확한 고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1년 세상을 떠나기 전 이소선 여사의 증언에 따르면 전태일 열사는 1948년 대구 중구 남산동에 있는 할아버지(전암회 씨) 집에서 출생했다. 1948년 당시 주소로는 남산동 184번지였고, 이후에는 남산동 50번지로 바뀌었다고 했다. 이 증언을 토대로 하면 전태일 생가터는 계산오거리 교통섬이 아닌, 서현교회 옆쪽이다. 추진위가 푯말을 세운 교통섬은 남산동 22, 24, 39번지로 184번지나 50번지와 연관성이 없다.

▲사진=권상구 시간과공간연구소 이사.
▲사진=권상구 시간과공간연구소 이사 제공.

전태일 생가터 추정지에 대한 증언과 기록 사이에 오류를 확인한 데는 권상구 시간과공간연구소 이사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부터다.

권상구 시간과공간연구소 이사는 “전태일 찾기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장소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치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증언, 호적, 토지대장 등을 통해 기억과 서류가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한 고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채원 추진위 집행위원장은 “시민들에게 전태일 열사의 고향이 대구라는 사실을 알리는 게 우선이라 생각해 유족 전태삼 씨의 증언에 많은 부분을 기댔다”면서 “문제를 지적한 권상구 이사를 포함해 시민들과 함께 고증을 거쳐 생가터를 확인하고 알리는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추진위는 권상구 이사와 함께 다양한 증언과 기록을 토대로 전태일 생가터 고증작업을 진행 중이다.

언론도 사실 확인에 소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본지를 포함해 대다수 언론은 추진위가 제시한 장소와 이소선 여사가 증언한 ‘남산동 50번지’를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작성했다. 전태일 열사의 정신과 현재적 의미를 시민과 공감하기 위해서는 권상구 이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전태일 찾기는 사회적 찾기다.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선포한 장소에 대해서도 평균적인 시민이 보면 일부 시민이 장소를 점령한 것으로 보인다. 알리는 시간도 필요하고, 납득할 시간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이 장소라고 하는 차제도 설득력이 부족했다. 관심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멀리 보고 단계적으로 전태일의 시간 궤적을 찾아나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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