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유령 직원’까지···국비 지원 상담소 부정 운영

상담원 수당, 퇴직적립금 지급 않고 유용하기도
상담 자격 수료증 허위 발급한 다음 상담원으로 보고
책임지고 퇴사한 전 대표, "이주여성 상담 특수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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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9 19:05 | 최종 업데이트 2020-01-09 19:05

대구시 보조금 유용, 민간 공모기금 회계 비위 행위가 드러난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이주여성센터)가 여성가족부의 국비 지원 폭력피해 이주여성상담소 선정 과정에서 허위 서류를 통해 절차를 지키지 않았던 사실이 확인됐다. 또, 시비를 지원받던 이주여성상담소 운영 중에도 근무하지 않은 ‘유령 직원’을 상담원으로 등록해 급여를 돌려받는 등 부정행위가 확인됐다.

<뉴스민>은 이주여성센터 비위 의혹 제보를 받고 <대구MBC>와 공동 취재했다. 취재 결과 이주여성센터는 2009년부터 대구이주여성상담소와 가정폭력 교육훈련시설인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교육원’을 운영했다. 2018년부터 국·시비를 지원받기 시작했고, 2019년에는 약 2억 5,4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이주여성센터는 근무하지 않은 ‘유령 직원’을 상담원으로 올리고 인건비를 지급받아 이주여성센터 후원 통장으로 돌려받는 식으로 국비로 지원되는 상담원 급여를 다른 곳에 썼다. 2018년엔 10일 정도 근무했던 상담원을 2달 동안 근무한 것으로 보고해 급여와 수당을 유용하기도 했다. 상담소 보조금으로 책정된 근무자들의 수당, 퇴사자 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또, 2018년 12월까지 근무한 전 상담소장 B 씨를 2019년 3월까지 근무한 것으로 처리해 3개월 치 임금을 더 받게 했다. 하지만 퇴직금을 받지 못한 B 씨는 퇴직 이후 지급된 급여를 이주여성센터로 돌려주지 않았고, 2019년 9월 퇴직금을 받고 난 후에 보조금 계좌로 790만 원을 반납했다.

B 씨는 “전 대표 A 씨에게 상담소 소장 자리에서 빼달라고 했는데,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제 의사와 관계없이 상담소 소장 서류에 제 이름을 올렸다”며 “A 씨는 늘 마음대로 했다. 전혀 놀랍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담원에 대한 허위 보고도 있었다. 상담소에 근무한 적 없었던 C 씨를 2018년 9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상담원으로 올려 급여를 지급한 이후 돌려 받았다. 여성가족부의 가정폭력, 성폭력 통합상담소 지정을 받으려는 목적이었다.

가정폭력 상담원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수료증을 허위 발급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주여성센터가 상담소와 가정폭력 교육훈련시설을 함께 운영하고 있기에 가능한 비위였다. 지난해 5월 1일 여성가족부는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를 이주 여성을 위한 폭력 피해 상담소 운영 기관으로 선정했다. 6월 열린 개소식 당시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권영진 대구시장, 배기철 동구청장 등이 참석하기도 했다.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는 전국 최초로 여성가족부 지정 대구폭력피해이주여성 상담소로 문을 열었다.

상담원에게 상담 업무가 아닌 이주여성센터의 다른 업무를 맡긴 사실도 확인됐다. 회계 비위 문제가 지적된 민간재단 프로젝트 공모사업 담당자를 상담원으로 지정해 인건비를 받았다. 국·시비 보조금과 프로젝트 사업에서 이중으로 급여와 인건비를 받게 하고 남은 돈을 이주여성센터 운영비로 사용한 것이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상담원은 평일 8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한다. 상담소 종사자 수에 포함된 소장, 상담원은 다른 업무를 겸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유령 직원’과 허위 보고 등에 대해 이주여성센터 대표와 상담소장을 겸임한 전 대표 A 씨는 “이주여성상담은 내담자 발굴 활동이 중요하다는 특수성이 있었다. 상담소에서 전화·대면 상담만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내담자 발굴을 위한 다른 활동을 한 것이다. 2008년부터 정부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해오다 2018년에서야 국비를 지원받아 정부 지침이나 행정사항을 잘 몰랐던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허위 종사자와 관련해서는 “상담원으로 꼭 필요한데 학력 때문에 근무할 수 없는 분들이 있어서 다른 사람을 채용한 것처럼 할 수밖에 없었다”며 “보조금을 유용, 횡령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A 씨는 대구시 감사가 시작되자 책임을 지겠다며 이주여성센터 대표직을 사임했다.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의 회계 부정과 비위 문제가 지속해서 드러나자 9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방재정법에 따르면 보조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할 경우 지방보조금 교부결정을 취소할 수 있고, 다른 용도에 사용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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