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선거연합정당’, 정치개혁 대의를 부정하는 자해행위 /성상희

이른바 ‘선거연합정당’ 움직임에 대하여

22:04

21대 총선이 한 달 남짓 남았다. 구 한나라당 세력이 자유한국당이라는 이름을 걷고 미래통합당이라는 이름으로 보수 통합에 성공하면서 치고 올라오자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과 주변의 일부 사회운동 세력이 몸이 달았다. 미래통합당이 이른바 ‘미래한국당’이라는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덜컹 받아 등록해 주면서 사태가 복잡해졌다. 다급해진 민주당 주위의 몇몇 인사들이 “비례민주당”이라는 이름으로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만들었던 것을 모방하여 위성정당 창당을 시도하였으나, 당내외로부터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월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남소연 기자]

이어서 이른바 “진보원로”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나섰다. 그들은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라는 직함을 가졌던 어느 변호사가 제시한 “선거연합정당” 개념을 가지고 가설정당 창당을 주창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당, 정의당, 민생당과 민중당 등 원내정당, 녹색당, 미래당 등 원외 소수정당들에게 가설정당에 합류하여 비례대표 선거를 함께 치르고 의석을 나누어 가지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들이 만들고자 하는 가설정당의 이름은 “정치개혁연합”이고, 그 목적은 ‘미래한국당 저지와 정치개혁 완수‘라고 밝히고 있다. 그들은 그 가설정당을 “선거연합정당”이라는 개념으로 부르고 있다.

그들은 반미래한국당 흐름에 같이 하는 원내정당, 녹색당이나 미래당 같은 원외 소수정당들이 모두 참여해 선거연합정당에 자신들의 비례대표 후보를 파견하고, 후보들은 당선되면 원래 소속 정당에 복귀해 국회의원으로 활동한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구체적으르 어떤 방법을 통해 그와 같은 국회의원 배출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선거연합정당’ 제안자들의 주장
“미래한국당 등장으로 수구세력에게 패배한다”

▲미래당은 정치개혁연합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미래당]

이러한 선거연합정당 창당 제안은 진보적 소수정당과 진보적 사회운동의 흐름에 새로운 시험이 되고 있다. ’선거연합정당‘ 주창자들의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다.

현재와 같은 구도이면,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공천을 하지 않고, 지지자들에게 미래한국당에 투표해 달라고 직간접으로 권유해 보수층 유권자들이 미래한국당에 투표해 상당 정도의 득표를 통해 비례 의석을 다수 확보한다. 반면에 민주당은 정당득표를 높게 받아도 지역구 당선자를 제외하면 비례대표 의석 배정을 한 자릿수밖에 받을 수 없어 전체적으로 수구세력에게 패배할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체 비례의원 47석 중 병립형으로서 득표율 관계없이 지역구 선거의 결과에 의존하는 의석 17석 가운데 6-7석을 민주당이 가져오는 것 외에 정당득표율에 의해 배분하는 30석 중 대부분의 의석을 미래한국당이 가져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래통합당, 미래한국당이 통합해 제1당이 될 뿐 아니라 심지어 과반수 확보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방안이 선거연합정당이라는 이야기다. 그들은 더 나아가 선거연합정당은 의석의 상당수를 진보적 성향의 소수정당들에게 배분할 수 있게 되며, 그것이야말로 다양한 소수정당들이 원내에 진출할 수 있게 하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혁 취지에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민주진보진영의 대단결을 통한 총선승리를 주창하고 있는 곽노현 교수는 선거연합정당 제안의 기본 틀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첫째, 연동형선거제 강화와 직접민주제적 주권자권리 도입 등 과감한 정치개혁 목적에 동의하는 제 정당이, 둘째, 일시적으로 선거연합정당을 만들어, 셋째, 자당의 비례후보들을 모두 그 간판으로 비례선거에 내세운 후, 넷째, 당선자가 가려지는 대로 선거연합정당을 해산하고 비례당선자들을 다시 소속 정당으로 돌려보낸다. 이렇게 해서 총선 국면에서 통합당 세력의 힘을 빼고, 21대 국회에서 정치개혁입법을 추진한다.

정의당, 민생당, 민중당, 녹색당의 참여 거부

정치개혁연합 창당 준비모임의 제안을 받은 각 정당의 입장은 어떠한가. 진보정당의 맏형이라 할 정의당은 선거연합정당 논의 참여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고, 원내교섭단체체 근접하는 의원을 확보한 민생당과 소규모 원내 정당 민중당도 참여 거부를 명확히 하였다.

선거연합정당 주창자 중 한 명인 하승수 변호사가 당의 대표격인 운영위원장으로 있었던 녹색당도 전국운영위원회 결의를 통해 “정치 전략적 목적의 명분 없는 선거연합은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혀 사실상 선거연합정당 합류를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녹색당의 참여거부 의사가 언론에 보도된 3월 4일까지만 해도 이른바 선거연합정당은 잠시 돌출되었다가 사라지는 물보라인 듯하였다.

그런데 그로부터 하루 이틀 사이에 민주당의 기류가 현저히 변화되고 있다. 주요 당직자들이 선거연합정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 시작하고, 이해찬 대표는 명확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아니함으로써 당 안팎에서 선거연합정당 논의가 확산되는 데에 동조하고 있다. 민주당이나 정의당, 녹색당 모두 당내에서 선거연합정당의 타당성과 실효성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진보원로‘들의 제안이 주요 정당의 선거대응전략에 상당한 정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녹색당 당원게시판을 보면 선거연합정당은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과 다를 바 없고, 당의 활로를 위해서도 문제가 크지만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전술을 결과적으로 정당화해주는 것으로 전체 민주진보 세력의 선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보는 비판적 견해가 다수를 형성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첫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된 3일 오후 비례대표용 정당 창당을 강하게 비판해 온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는 방식으로 보이콧하고, 본회의장 입구 로텐더홀에서 ‘미래한국당 해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남소연 기자]

정의당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민생당도 선거연합정당에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설사 이들 정당의 지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비례대표 후보 선출과 순번 배정, 당의 정책과 공약, 기타 소소한 쟁점들에 대한 협의 등 거쳐야 할 과정이 너무 많아 후보등록일인 3월 26일까지 남은 시간에 그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그런데,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여 지켜보기만 하기에는 그 해악이 너무 크다. 아래에서 살펴보자.

이른바 “선거연합정당”, 과연 국민을 위하여 필요하고 정당한 주장인가, 그리고 실효성이 있는가.

연동형비례대표제 웃음거리로 만드는 선거연합정당

첫째, 선거연합정당(“선거정당”이라 약칭)은 창당과 활동 자체가 유권자들을 속이는 절차이며, 20년 가까운 세월 각고의 노력 끝에 달성한 정치개혁의 작은 성과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를 웃음거리로 만들게 될 것이다.

연합정당 주창자들은 각 당의 비례대표 후보들이 선거기간에 잠시 선거정당 소속으로 옮겼다가 당선되면 각자의 소속 정당으로 복귀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공직선거법 제192조에 의하면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소속정당의 합당·해산 또는 제명 외의 사유로 당적을 이탈·변경하는 경우에는 의원직을 상실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결국 선거정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후보들은 임의로 탈당하여 본래 정당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선거정당이 스스로 해산결의를 하거나 그 의원을 제명해 주어야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유권자에게 정책을 제시하고 지지를 호소한 정당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해산결의를 하는 것, 혹은 당선된 국회의원 전원을 제명 처분하는 것, 그것을 지지자들과 유권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큰 문제는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의 등록으로 큰 칼을 맞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이른바 민주진보진영이 결집한 “선거연합정당”의 등록과 활동으로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2002년부터 거대정당의 정치독점과 민의의 왜곡,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해 온 정치개혁운동의 작지만 소중한 열매인 비례대표제를 유명무실화시키는 대열에 이른바 ’민주진보진영‘이 수구정치세력의 손을 잡고 나서는 것이다.

본래 비례대표제의 핵심은 그 정당 자체에 대한 지지율만큼 의석을 배분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체인 미래통합당, 민주당, 정의당, 녹색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전혀 내지 않고 가설정당을 세워서 그 정당이 선거에 참여하고 그 결과로 의석을 배분받는 결과, 과연 민주와 진보를 생각하는 시민들이 원하는 것일까. 사람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에 적극적이지 않은 법이다. 즉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주고 투표장으로 나오지 않게 하는 패착이 되는 것이다.

▲정치개혁공동행동은 위장정당 해산, 논의중단을 촉구했다. [사진=정치개혁공동행동]

경실련, 민변,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이 주축이 되어 민주당, 정의당 등과 협력하여 오랫동안 활동해 온 정치개혁공동행동 공동대표들이 3월 3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위장정당 해산 및 논의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미래한국당의 해산과 민주당의 위장정당 논의 중단을 요구하였다. 민주당은 시민사회운동의 뜻이 무엇인지 헤아려야 할 것이다.

민의를 충실히 반영하고, 소수의 의견도 무시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비례대표제의 본질이며, 그래서 비례대표제는 일반적으로 성숙된 민주주의 체제에 잘 어울리는 선거제도이다. 그런데 정당 본체는 별도로 두고, 실질적 내용이 본체에 의하여 결정되고 조종되는 위성정당을 만들어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비례대표제의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비록 통합당의 반칙에 대한 방어라는 의도에서 출발하였다 할지라도 선거정당은 그 본질이 한나라당의 위성정당과 다를 바 없다. 흔히 말하는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선거연합정당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되어야 할 위헌정당

둘째, 선거연합정당은 유권자를 기만하는 위성정당으로서 위헌정당이다. 따라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등록을 받아주면 안 된다. 만약 등록되면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해산되어야 할 정당이다.

2월 24일 정의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피청구인으로 하여 미래한국당 중앙당 등록 수리행위는 정의당의 정당에 대한 기본권을 침해한 위헌적 행위이므로 그 등록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제기하였다. 정당등록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효력정지가처분 신청도 제3자에 의하여 제기된 상태이다. 정의당은 헌법소원에서 미래통합당이 헌정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상천외한 꼭두각시 조직을 정당으로 만든 이유가 ‘선거제도를 잠탈해 보려는 기도’라는 점은 공지의 사실이라 주장한다. 공감할 내용 아닌가.

정당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다.(정당법 제2조) 미래한국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이 목적이 아니고 미래통합당의 선거전술을 위한 위성정당이다. 그래서 정당한 목적이 없고, 특정 정당의 꼭두각시라는 점에서 국민이 자발적으로 건설하고 운영하는 조직이 아니다. 즉, 정당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중앙선관위는 미래한국당의 정당등록을 받아주면 아니 되는 것이었고, 이를 수리한 것은 정당에 관한 헌법조항, 다른 정당의 평등권을 침해하여 위헌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이른바 선거연합정당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통합당을 위한 미래한국당이 위헌이듯이 민주당과 그 주변 세력의 정치적 목적으로 창립되는 선거정당 역시 위헌인 것이다.

선거연합정당은 미래한국당과 다르지 않다

셋째, 어떤 사람은 선거연합정당은 통합당의 위성정당과는 다르며, 유럽에서 흔히 보이는 선거연합의 한 형태로서 정당한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아니하다.

‘연합정당’은 노선이 다른 세력이 연합하여 하나의 정당을 만드는 것이며 지금은 사라진 한국의 통합진보당도 그에 해당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 일반적인 정당과 다를 바 없다. 반면 ‘정당연합’은 각 정당이 그 정당의 고유한 정체성과 조직을 유지하면서 공동의 강령, 공동의 선거 행동을 위해서 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뉴질랜드의 동맹(Alliance)과 스페인의 포데모스(Podemos)가 그에 해당한다. 비례대표제 선거를 하는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정당이 연합하여 하나의 정당명부를 만들어 협력하는 예가 자주 있다. 그런데 우리 선거법은 단일 정당만 비례명부를 제출하여 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그 가능성이 봉쇄되어 있고, 이 부분은 정치개혁의 다음 과제로 남겨져 있다. 이른바 ‘선거연합정당’은 어떠한가.

여러 정치세력이 연합하여 당원을 모아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는 점에서 보면 연합정당의 성격이 있고, 각 정당의 독자적 존속을 전제로 선거에서 단일 대오를 이룬다고 하는 정당연합과는 근본적으로 구별된다. 반면 선거가 끝나면 당선된 후보들이 원래 있던 당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단일하고 지속되는 정당을 전제로 하는 연합정당이라 볼 수 없다.

결국 ‘선거연합정당’은 연합정당도 아니고, 선거를 위하여 각 정당이 총체적으로 연합하는 정당연합도 아니다. 오직 비례대표의 당선을 목표로 하여 가설정당을 만들고 선거가 끝나면 그 정당을 형해화시켜 버리는 위성정당의 본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미래한국당과 차이라면, 미래한국당은 미래통합당 단독의 위성정당이고, ‘선거연합정당’은 여러 세력이 연합한 위성정당인 것이다.

민주진보진영의 총선 패배의 지름길
민주당, 꼼수에 꼼수로 대응하지 말아야

넷째, ‘선거연합정당’은 이른바 민주진보진영의 총선 패배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미 그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을 포함하여 자유주의 정당, 진보정당의 지지자들은 “옳은 것”에 대한 생각과 애착이 있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는 통합당 지지자와 같이 옳은 것이 아니라 “이기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그러나 통합당 지지자들처럼 압도적으로, 통일적으로 그에 매달리지 못한다. 진보정당 지지자들은 “이기는 것”이 있더라도 “옳은 것”을 버리지 못한다.

또한 통합당 지지자들은 통합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결사반대하였으니 위성정당 창당으로 비례대표제를 무력화하기 위한 행동을 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른바 ‘민주진보진영’ 정당 지지자들은 자신의 지지정당이 스스로의 말을 뒤집는 것을 보면서 실망할 것이다.

이것은 비례 위성정당을 창당하면 통합당 지지자들은 열심히 투표장에 나와 지역구는 한나라당, 비례투표는 위성정당을 찍겠지만, 민주당이나 정의당, 녹색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투표장에 나올 의욕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중도층은 ‘선거연합정당’을 민주당의 위성정당으로 인식하고 한나라당 위성정당과 같은 반열에 놓고 평가하며, 실망감을 크게 표현할 것이다. 중도층의 멀어짐으로 인하여 박빙의 지역구 선거에서 패배할 개연성이 높고 이는 민주당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결국 비례대표 선거에서 몇 석 더 얻으려 하다가 지역구 선거를 망치고 더 나아가 전체 선거에서 패배할 수 있는 것이다.

▲3월 4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 [사진=더불어민주당]

굳이 정치공학으로 이 국면을 헤쳐나가고 싶다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아니하고, 정의당과 민생당 등 원내 소수정당, 녹색당 등 원외 진보정당의 비례대표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민주당 지지자들이 다수 범 민주진보 정당들에 비례선거 투표를 하면 미래한국당에 돌아가는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수는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정상적인 지지율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조정될 것이다.

다른 당을 위하여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위법이니 민주당이 타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는 없다. 다만 선거에서 정책연합을 하는 것은 가능하다. 주요 정당들이 최소한의 공약수를 내어서 정책연합을 하고, 비례대표 선거에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알리며, 유권자들은 민주주의 수호와 정치개혁의 대의를 생각하여 비례대표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해 달라는 홍보를 하는 것으로 정치개혁을 지지하는 시민의 지지를 어느 정도 투표로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은 꼼수에 꼼수로 대응하다가 시민들로부터 몽둥이를 맞는 일을 피하고, 자신이 희생하여 전체의 이익을 가져오는 길을 선택하는 용기를 내기 바란다. 그것이 대통령의 탄핵 운운하는 소리를 잠재우고, 장기적으로 한국의 준극우세력에게 현재와 같은 과분한 지지가 아니라 탄핵 직후처럼 자신에게 알맞은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이 될 것이다.

이 방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원칙을 지키면서 미래한국당이라는 괴물의 본질을 국민에게 알리는 방법으로 선거에 임하고,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민주당이나 정의당, 녹색당이 위성정당이라는 꼼수로 대응하는 방법을 취하여 최악의 결과를 맞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