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구 구급대 환자 이송 20분 초과 13.7% 늘어

코로나19 여파···1시간 이상 걸린 경우도 2% 더 늘어

19:06

지난해 대구 119구급대가 출동해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데까지 20분을 초과하는 경우가 2019년에 비해 13.7%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이송 인원은 전년 대비 약 12% 줄었지만, 코로나19 관련 이송환자가 10% 이상을 차지하고 코로나19가 의료환경 및 응급이송 환경에도 미친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구시가 1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119구급대는 총 11만 9,379회 출동했고, 7만 2,298명을 이송했다. 총 12만 1,739회 출동해서 8만 1,448명을 이송했던 2019년과 비교하면 출동 건수와 이송 인원 모두 줄었다.

2020년 한 해 동안 119구급대가 이송한 7만 2,000여 명 중 11.2%에 해당하는 1만 3,372명(11.2%)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이송이다. 대구 구급대가 출동해 이송한 인원만 집계한 것으로 지난해 2월 18일 이후 전국에서 동원된 다른 지역 구급대가 이송한 환자를 포함하면 1만 8,411명으로 늘어난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이 구급 이송 인원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대구 시민의 자발적 방역수칙 준수가 큰 역할을 했다고 판단한다”고 구급 이송 인원 감소 원인을 분석했다.

▲자료사진 [사진=대구가톨릭대병원]

구급대 출동 후 환자를 병원까지 이송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을 살펴보면 코로나19가 미친 영향은 더 크게 드러난다. 2019년을 기준으로 보면  출동 후 20분 이내에 병원 이송을 마무리한 사례가 전체의 43.1%였다. 하지만 2020년은 29.4%로 전년대비 13.7% 감소했다.

반대로 30분을 초과하는 사례는 2019년 20.3%였지만, 2020년엔 32.4%로 12.1% 늘어났다. 1시간을 초과하는 경우도 2019년 1%(815명)에서 2020년 3%(2,193명)로 2% 늘어났다. 환자 이송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이유는 단연 코로나19다. 우선 1만 3,000여 명에 달한 코로나19 관련 환자 이송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2, 3월 대구에 병실이 없어서 다른 지역으로 이송하는 사례가 많았고, 반대로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대구 시민을 대구 병원으로 데려와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1시간 이상 시간이 필요했던 사례 중 대다수가 이런 경우에 해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고열 환자를 병원이 받아주지 않거나, 응급실이 폐쇄되는 사례도 영향을 미쳤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대구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한 후 병원도 경황이 없었다. 열 나는 환자를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면 안 받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경우엔 응급실이 폐쇄되어 시간이 더 걸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원들에게 가중된 업무 강도 및 보호복으로 인한 운전의 어려움도 영향을 미쳤고, 의사 파업도 크진 않지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구소방본부는 소방대원의 활동 시간이 보호복 착용과 소독 등으로 1.8배 늘었다고 분석했다. 보호복에 함께 착용해야 하는 고글 때문에 운전에도 주의가 필요했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의사 파업도 있었다. 대구는 크게 사회적인 문제가 되진 않았지만, 구급활동에는 예년에 비해 어려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영석 대구소방본부 현장대응과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감염사고 한 건 없이 묵묵히 현장 활동을 해준 소방대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구조, 구급 수요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예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고 다각적 분석을 통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