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예술대 교수 부족에 학생 불만, 학과장 삭발까지

학생, "교수 충원율 낮은데 학습권 침해 심각"
음악학과장, "본부, 공채 중단 진실 규명 않고 방관"
경북대, "다수 교수 반대로 공채 어려운 상황"

13:53

경북대 음악학과 졸업생 A 씨는 성악을 악기 전공 강사에게 배웠다. 성악 특성상 외국어 발음을 배워야 하는데 해당 국가 언어를 할 줄 아는 성악 교수가 없어, 성악을 배우지도 않은 강사에게 교육을 받은 것이다.

경북대 졸업생 B 씨는 학부생 시절을 생각하면 경북대가 아닌 영남대나 계명대를 갔어야 했다고 후회한다. 경북대 음악학과 교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학생에 대한 지원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전공 교수 부족으로 수업이 다양하지 않고, 수업을 담당하는 강사의 교체도 잦기 때문이다. B 씨는 음악사 등 이론 수업도 원했지만 교수 부족으로 수강하지 못했고, 질 좋은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음악학과 재학생 C 씨는 최근 음악학과 교수 공채 중단 사태에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다. 학생들이 간절하게 교수 충원을 원하는 상황에서 교수 채용이 어렵다는 음악학과 교수들 민원으로 어렵게 받은 교수 TO를 반납하게 됐기 때문이다. TO 반납 때문에 교수 공채 1년 제한 페널티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다.

2020년 기준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교수충원율은 57%다. 경북대 전체 교수충원율(94%)을 크게 밑돈다. 낮은 교수충원율로 학생 불만이 고조한 상황에서 음악학과 교수가 삭발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내선 경북대 음악학과장은 31일 오전 11시 경북대 본관 앞에서 공채 중단 사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삭발했다.

▲이내선 경북대 음악학과장이 31일 오전 11시 경북대 본관 앞에서 삭발했다.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에 따르면 학과는 지난해 학과에 신임 교수 TO 1석을 배정받고 그해 10월 공채 절차를 추진했다. 하지만 음악학과 교수 10인 중 7명이 공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채가 중단됐다.

이내선 학과장은 “학과 교수와 학생들과 함께 총장실에 방문해서 물었다. 총장은 앞으로 잘해보겠다고만 한다”며 “학생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는 이번 사태에서 예술대학이 허위로 문서를 작성해 제출했는데 본부가 그 사실을 알고도 덮고 있다”고 꼬집었다.

공채에 문제를 제기한 교수인 진영민 예술대학장은 공채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절차상 문제를 지적한 것뿐이라고 설명한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인사상 문제라면서 자세히 밝히진 않았다.

진영민 학장은 “(공채)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 인사에 관련한 내용이고 최종 결정은 본부가 했다”며 “의견을 종합해서 결정한 사항이다. 한두 사람의 불만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신희 경북대 교무처장은 “학장도 의견을 낼 수 있다. 학과 10명 중 7명이 어렵다는데 대학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학과나 단대가 아닌) 본부가 채용 절차를 대신 진행하면 비용도 많이 들고 전문성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채 중단, 학생들 피해 호소
“채용 문제 지적 교수 7명 고인물”
“학생 앞에 당당하냐” 불만 표출

공채 중단으로 음악학과 학생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교수충원율이 57%로 낮은 상황에서 4년 학부 생활 내내 전공 교수에게 지도받지 못하고 졸업하는 경우도 생긴다는 것이다.

음악학과 졸업생 B 씨는 “학생들끼리는 (채용 문제를 지적한) 7분이 고인물이라고 말한다. 재학생이 교수를 더 뽑아준다는데 누가 싫다고 하겠나. 안 뽑는 이유가 너무 터무니없다. 학생 의견을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음악학과 재학생 C 씨는 “교수 7명이 담합하고 있다. 공채 안 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공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학생 앞에서 당당하시냐고 묻고 싶다. 본부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음악학과 재학생 D 씨는 “학생 한 명당 지도교수나 강사가 배정돼야 한다. 일부 악기 전공의 경우 교수 없이 4년 내도록 강사만 배정되는 경우도 있다”며 “학생을 위해 교수가 채용돼야 하는데 안 되고 있다. 채용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30일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건물 앞에 교수 부정행위를 제보 받는다는 현수막이 걸렸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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