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술판연수” 논란 달서구의회···시민단체, “연수비 환수·징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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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다녀오는 과정에서 술판을 벌이는 등 부실한 연수를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연수비 환수와 의원 징계를 촉구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6박 8일 일정으로 달서구의원 12명과 직원 3명은 호주와 뉴질랜드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이들 중 일부는 출국을 위해 인천공항으로 떠나는 버스 안에서부터 음주를 했고, 연수지에서도 술을 빼놓지 않고 식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를 위해 현지에서 찾은 방문기관도 대부분 외부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수준에서 그쳤고, 실제 방문이 이뤄진 기관에서도 연수는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사실도 전해지고 있다. 이들이 연수에 쓴 총 비용은 5,700여만 원이고, 이중 개인부담금 일부를 제외하면 5,000만 원이 넘는 세금이 쓰였다.

논란이 일자 시민사회단체에선 연수비 환수와 징계를 촉구하고 나섰다. 5일 대구참여연대와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은 각각 성명을 내고 술판 해외연수 논란을 빚은 달서구의회를 비판했다.

대구참여연대는 “모 의원은 음주로 인한 저혈압으로 항공기에서 실신하기도 했다고 한다. 시작부터 술로 사고가 벌어졌으나 연수가 끝날 때까지 점심과 저녁마다 술판을 벌인 것”이라며 “술값은 의원들이 각자 경비로 모은 돈으로 충당했다고 하는데 사비로 모은 경비 대부분을 술값으로 쓰는 일로 의원들 사이에서 설전이 벌어지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고 짚었다.

이어 “여행사와 계약되지도 않았던 쇼핑센터 4곳을 방문했고, 공무국외출장 계획서에 있는 방문기관 16곳 중 3곳만 방문해 사진만 찍고 왔다고 한다. 무슨 천재지변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계획한 목적지의 ⅕밖에 가지 못했고 그나마 증거를 남기려고 했는지 사진만 찍고 왔다”며 “의원들 스스로 또다시 기초의회 무용론과 외유성 출장에 대한 논란을 자초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즉시 윤리특별위원회 등을 개최해 사실관게를 조사하고 음주 문제를 일으킨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출장계획서에 적시된 내용과 심의위원회가 주문한 내용과 달리 진행된 부분에 쓰인 경비는 즉각 환수해야 한다”며 “사전 통제와 사후 검증을 더욱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스스로 자정하고 개선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다각적 수단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경실련은 “해외연수를 빙자한 해외술판여행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일”이라며 “달서구의회는 물론 지방의회 전반에 대한 불신을 야기한 일이다. 달서구의회는 소속 의원들의 해외술판여행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술판여행은 달서구의회 윤리강령, 윤리실천규범, 행동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달서구의회는 해외연수를 빙자한 해외술판여행을 한 의원들을 징계하고, 이들이 사용한 예산을 환수해야 한다. 그리고 공개적인 방법으로 사업계획서, 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의 심사, 일정, 결과보고서 등 이 해외연수 전반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