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의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 목소리가 대구에도 확산되고 있다. 5일 저녁 7시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는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지난 7월 23일 대구에서 사드 반대 첫 집회가 열린 이후 세 번째로, 성주 군민들도 참석해 함께 서명운동 독려에 나섰다.
김찬수 사드반대대구경북대책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드 발표 이후 몽골에 다녀왔다. 내가 갔다 올 동안 정리하라는 듯이 국무총리를 성주에 내려 보냈는데 박살이 났다”며 “어제도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 지역 재검토 등 논란을 일으켜서 성주군민들 내부가 분열될 줄 알았나본데, 성주군민들은 너무나 당당하게 한반도 사드 배치 최적지는 없다는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대구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성주군민은 “전자파는 성주군민만 죽이는 거지만, 사드는 국민을 죽이는 것”이라며 “저희는 저희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 성주에서도 함께하고 대구에서도 함께해 달라. 지금 백악관 10만 청원 서명운동이 7만 명이 넘었다. 13일까지 많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성주군민들로 구성된 ‘평화를사랑하는성주사람들’이 성주촛불집회에서 불리는 <그네는 아니다>와 <헌법 제1조> 율동 공연을 펼쳐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한 대구시민이 이날 오전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원회가 발표한 ‘사드배치 예정지 이전 논의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낭독했다.
성주투쟁위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성주군민들을 분열시키고자 가능하지도 않은 방안을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성주군민들은 이미 꿰뚫고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사드의 제3의 장소로의 이전이 아니라 철회를 외칠 것이며 성주가 대한민국이고 대한민국이 성주임을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우리 고향 성주에서 사드를 막아내는 것이 우리에게 부여된 역사적 사명이며 영광스러운 임무임을 잊지 않는다. 국민 여러분! 우리를 지지하고 엄호해 달라”고 밝혔다.
이에 김두현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성주군민들이 우리에게 고맙다고 하는데, 고마워해야 할 사람들은 우리”라며 “한반도 민주주의를 지키고, 헌법을 수호하고 있는 성주군민들의 투쟁에 대구시민들도 함께 동참하자”고 화답했다.
변홍철 녹색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오늘 낭독한 성주군민들의 입장문을 보면서 마음이 울컥했다. 특히, 군민들의 싸움을 지지하고 엄호해달라는 호소는 우리가 외면하기 어려운 목소리”라고 말하면서, 5일자 조선일보 사설(해당 기사: [사설] 朴 대통령, 직접 성주에 가 사드 진실 설명해야)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변 위원장은 “조선일보는 ‘사드 레이더 크기가 버스 1대 정도이고, 운용하는 병력도 중대급에 불과하다…(중략) 그런데 인터넷에서 확산된 전자파 괴담과 중국을 의식한 야당의 반대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생긴 어이없는 결과’라고 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어이없다고 단정한 게 어이가 없고 황당한 일”이라며 “조선일보는 오만한 헛소리로 국민을 속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국민을 설득하려 하지 말고, 미국과 미국 국방부를 설득하라는 성주군민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사드배치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친 참가자들은 저녁 8시 20분께 문화제를 마쳤다. 사드반대대경대책위는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동성로에서 사드 반대 촛불문화제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