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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한 전 대표가 입은 유니폼에는 국민의힘을 뜻하는 2가 적혀 있었으나 김문수 후보 이름은 없었다. 한 전 대표는 “오늘은 내가 아닌 김문수를 외쳐달라”고 모여든 지지자들에게 말했지만, 현장에선 한동훈의 이름을 외치는 목소리가 컸다. 곳곳에 한동훈의 이름이 쓰인 머리띠와 피켓도 보였다.
이날 서문시장에서 오후 3시부터 30분 가량 진행된 한 전 대표의 지원 유세에는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정하(강원 원주시갑), 송석준(경기 이천시), 우재준(대구 북구갑), 정성국(부산 부산진구갑), 김소희(비례), 안상훈(비례), 진종오(비례), 한지아(비례) 국민의힘 의원 등이 동행했다. 이들 중 정성국, 한지아 등 일부도 한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김문수 후보 이름이 없는 옷을 입었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강대식(대구 동구군위군을) 대구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 김승수(대구 북구을), 김기웅(대구 중남구) 의원,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도 참석했다.
한 전 대표는 대구에 온 이유에 대해 “대구는 언제나 대한민국을 지켜온 곳이다. 오늘은 내가 아닌 김문수다. 몇 가지 우리의 참여 조건을 말씀드렸는데, 그중 중요한 부분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완전한 절연이다. 그는 자신의 길을 가고 있고,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의 길은) 우리의 생각, 보수의 생각과 다르다”며 “우리는 제대로 된 보수의 길을 갈 것”이라고 답했다.
또 “국민의힘 당원으로서 상황이 이렇게 된 점, 미리 막지 못했던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당 대표로 있을 때부터, 총선 때부터 강력하게 지적해 왔지만 일각에선 배신자로 취급했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대구중부소방서 대신119안전센터 앞 무대에서 10분 가량 진행된 기자 브리핑에서 부정선거 음모론과도 선을 그었다. 한 후보는 “누구보다 강력하게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선관위는 그 점에 대해 너무 소홀했다. 그래서 사전투표 대신 본 투표 기간을 늘리자는 것, 사전투표에도 선관위 직접 날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1년 전부터 강력하게 주장해 왔다”며 “하지만 그건 확인되지 않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리는 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퍼뜨리는 건 선거 필패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20일 부산을 시작으로 선거 유세에 나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동대문의 한 영화관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다룬 영화를 관람하며 논란을 자초한 일을 두고 한 전 대표는 SNS에 “국민의힘은 ‘윤 어게인’, 자통당(자유통일당), 우공당(우리공화당),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 손잡으면 안 된다”며 “국민의힘이 자멸하는 지름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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