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 TK리부트] ⑥-1. 문연지, “내란 사태 극복, 삶을 바꾸는 정치 개혁으로도 이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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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민>은 12.3 내란 이후 매주 대구와 경북 곳곳의 광장에 선 시민 41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이 바라보는 내란의 원인과 그로 인해 악화된 문제는 무엇이며, 대구·경북이 그것에 더 기여한 것이 있는지를 물었다. 뿐만 아니라 12.3 내란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완수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물었다. 광장의 힘으로 우리는 대구·경북을 새롭게 태어나게 할 수 있을지 엿보기 위함이다. 그러니까, TK리부트는 가능할 것인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탐구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광장 : TK리부트] ① 박정희를 청산해야, ‘윤석열 내란’도 청산할 수 있다
[광장 : TK리부트] ② ‘윤석열’과 ‘윤석열들’을 만든 사회
[광장 : TK리부트] ③ 내란으로 핀 혐오의 꽃
[광장 : TK리부트] ④ 내란 청산이 제1과제
[광장 : TK리부트] ⑤ 내란이 들춘 언론의 민낯
[광장 : TK리부트] ⑥ 양당체제가 키운 내란의 씨앗

12.3 윤석열 내란에 대한 시민의 저항은 지역 곳곳에서 응집됐다. 경북 경주시에서도 광장이 열렸다. 경주에서 꾸준히 집회 참여와 기획에 나섰던 문연지(26) 씨는 경주의 집회를 함께 결속하고 같이 목소리를 내는 경험을 쌓는 과정이었다고 회고한다. 연지 씨는 결국 내란이 일어날 수 있는 취약한 사회를 건강하게 가꾸어내는 것은 우리 삶을 바꾸는 정치개혁으로 이어져야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연지 씨는 이번 내란 사태가 ‘친일’ 등 과거 굵직한 문제를 단죄하고 해소한 경험이 부족한 데에서도 기인한다고 진단한다. 이에 더해 박정희라는 인물이 대표적으로 인혁당 사건을 통해 지역에서 사회적인 트라우마를 남긴 점도 문제로 꼽는다. 이 결과, 지역민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겼고 그 과정에서 ‘공포형 보수’가 양성됐다는 설명이다.

“대구경북은 트라우마형, 공포형 보수라고 생각해요. 과거에 이 지역은 진보적인 운동이 활발했는데, 박정희를 비롯한 정치세력이 탄압했고 그 과정에서 인혁당 사건도 벌어졌죠. 그 결과 공포가 밑바탕이 된 사람들이 저들을 따르지 않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식으로 공포에 기반한 묻지마 지지가 생겼다고 생각해요.”

연지 씨는 이 같은 트라우마가 오랫동안 ‘미국이 없으면 한국은 공산화된다’라는 식의 구시대적 인식으로도 이어진다고도 여긴다.

결국 문제의 원인은 정치에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연지 씨는 우리 삶이 건강하게 바뀌려면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우리가 몸담고 있는 지역에서 정치의 변화가 중요하다고도 강조한다.

▲문연지, “우리가 광장에서 얘기했던, 새로운 사회를 만들자고 했던 그 염원을 가진 사람들이 광장에서, 그리고 사회 곳곳에서 직접 정치를, 정치적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사회에 큰 변화가 없겠다고 생각해요.”

“우리 삶이 바뀌려면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윤석열이 구속되고 파면된다고 곧바로 내란 사태가 수습되는 게 아니잖아요. 우리가 광장에서 얘기했던, 새로운 사회를 만들자고 했던 그 염원을 가진 사람들이 광장에서, 그리고 사회 곳곳에서 직접 정치를, 정치적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사회에 큰 변화가 없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가 직접 정치에 나서는 것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연지 씨는 이 외에도 우리 사회 개혁 과제로 내란 세력을 청산하기 위한 제도적 노력, 그리고 사회 대개혁을 위한 개헌 필요성도 제기했다.

“새로운 대한민국이 시작되려면 개헌도 해야 해요. 내란 세력을 청산하고 나서, 공론을 형성하고, 지방선거 등 국면에서 개헌도 함께 논의돼야 합니다. 특히 개헌 논의에서는 소수정당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는 방향에 대한 논의가 포함돼야 해요. 지방선거에서도 2인 선거구가 많은데 그렇게 되면 이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이 독점할 수밖에 없거든요. 여러 정당과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되도록 제도를 고민해야 해요. 권력이 노동자 시민에게 있었다면 내란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그렇지 않고 권력이 몇몇 정치인에게 집중돼 있어서 벌어진 것이고, 그래서 내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정치 개혁이 필요해요.”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