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돌아섰지만, 성주촛불 1천여명 참석…군청 단전·폐쇄조치 해제

군청 방해에도 일희일비 않는 사드 철회 42차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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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군청이 닫았던 문을 하루 만에 다시 열었다. 촛불문화제에 모인 군민들은 군청이 불을 끄나 켜나 일희일비하지 않고 꿋꿋이 촛불을 이어갔다.

23일 저녁 8시 성주군청 앞에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42차 사드 배치 철회 촛불문화제 열렸다. 성주군청은 22일 김항곤 군수가 제3부지를 국방부에 건의한다는 기자회견을 연 당일 촛불 집회에 앞서 촛불 집회장에 전기를 끊고 군청을 폐쇄했다. 하지만 군민들은 이에 연연하지 않고 촛불을 이어갔고, 군청은 다시 전기를 공급하고 건물도 개방했다.

사회자 이재동 성주군농민회장은 “어제는 전기도 화장실도 못 썼어요. 오늘은 예전처럼 다시 돌아왔네요. (군청 말이) 요새 을지훈련 하고 있다고, 어제는 훈련 때문에 문을 좀 닫았다고 합니다”라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군민들은 웃었고, 이 회장은 “자, 그래도 우리 이해 좀 합시다. 큰 안목으로”라고 말했다.

이날 첫 번째 자유발언에 나선 이는 이석주 초전면 발전협의회 공동위원장이다. 초전면 발전협의회는 앞서 사드 배치 반대를 위한 첫 회의를 마치고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초전면 발전협의회는 사드 제3부지 여론이 제기되기 전인 지난 7월 20일경 사드 반대를 위해 결성됐고, 제3부지가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인근에 거론되는 상황이라 조직 규모를 더 키웠다. 이날 회의에는 성주군 부군수가 참여해 이들을 회유하려 했으나, 참석한 면민들의 강한 반발로 자리를 떠야 했다. (관련기사:‘전기 차단’ 성주 부군수, 초전면 사드반대 회의 찾아와 촛불문화제 불평)

이석주 공동위원장
▲이석주 공동위원장

이석주 공동위원장은 “제3부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초전면에서도 사드 반대를 위해 대책위를 만들었다. 지금은 제3부지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50명 이상으로 확대개편 했다. 처음 대책위 결성 당시 사드 철회를 위해 동참하려고 했다. 앞으로도 계속 힘을 뭉칠 것이다. 그러면 사드는 성주 땅에 발을 못 붙인다. 다 같이 힘을 합치자”라고 말했다.

김항곤 군수의 ‘제3부지’ 검토 요청 공식 발표, 성주군의 군청 폐쇄조치로 최근 성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지만, 오히려 촛불 집회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응원을 위해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집회를 거듭하며 춤 실력이 느는 이들도 있다. 촛불집회마다 몸짓으로 분위기를 달구는 ‘평화를사랑하는예술단’(평사단)이다. 이날 평사단은 ‘미국반대가’를 개사한 ‘사드반대가’를 세 번째로 선보였다.

평사단에서 활동하는 김경안 씨는 이날 경북도청 일인시위에도 참여했다. 김 씨는 “도청에 갔더니 사람이 정말 없고 안동 사람들도 우리 상황을 잘 모르는 것 같더라. 경비원이 커피 두 잔을 가져와서 이거 먹고 하라더라”라며 “작은 관심이 우리에게 정말 큰 힘이 되더라. 성주에 돌아와서 집회에 오니 고마웠다. 우리는 분명 사드를 물리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안 씨
▲김경안 씨

영천에서 성주를 찾은 최복동 씨는 “성주 군수가 마음을 돌린 것 같아서 분노가 치밀었다. 사람은 믿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성주에 사드 필요 없다. 대한민국에도 사드가 필요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철호 씨는 “예비군복 입혀놓으면 멀쩡한 사람도 전봇대에다가 오줌 눈다. 미군이 여기 오면 저들은 범죄적 자유를 느낄 것”이라며 “성주는 미군의 범죄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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