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수 만나 제3부지 설명 끝낸 국방부…군민 “한반도 사드 반대”

원불교 "다 죽어도 수용못해", 군민, "초전도 성주...동요 없이 반대"

16:53

국방부가 성주군수를 만나 설명한 것으로 주한미군 사드 배치 제3부지 확정 발표를 대체했다. 예정한 공식 발표는 취소했다. 이에 성주군민들은 “초전면도 성주다.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30일 오전 언론을 통해 사드 배치 제3부지로 초전면 롯데골프장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국방부는 오전 9시 30분 성주군청을 방문해 김항곤 군수, 배재만 군의회 의장을 만나 제3부지 평가결과를 설명했다. 국방부는 평가 결과로 “달마산(골프장)이 부지 가용성 평가기준을 가장 충족”한다며 “3대 부지(까치산, 염속봉산, 달마산) 모두 사드 체계의 북 미사일 방어범위가 유사하고 주민 건강, 안전문제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국방부, “3부지 대상 3곳 중 골프장이 가장 충족”)

국방부는 이날 박보생 김천시장과도 만나 평가결과를 알리고, 오후 2시 30분 제3부지 평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방부는 오후 예정했던 발표를 김항곤 성주와 했던 면담으로 갈음했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방부 출입기자실에서 “(사드 배치지역) 발표방식은 지역 주민의 뜻을 모아 성주군수가 3개 부지에 대해 검토 요청을 했고, 결과를 성주군수에게 설명한 만큼 이를 공식 발표로 대체하도록 하겠다”며 국방부 공식 브리핑은 없다고 밝혔다. <뉴스민>이 입수한 성주군 면담 당시 국방부 문서에는 제3부지 평가 결과 외에도 향후 사드 배치 계획이 나와 있다.

제3부지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성주군청, 음식점, 거리에는 성주군민의 우려로 가득했다. 성주군청 공무원이나 군의원마저 국방부 발표 내용을 알지 못해 되물었다. 군청 앞을 지나던 한 군민(성주읍)은 “저쪽으로 가서 다행이라고 하긴 하는데 나 살자고 다른 사람 죽으라고 하면 되겠나”라고 말했다. 다른 군민(성주읍)은 “(국방부에서) 군수한테만 왔다 갔다는데, 도둑놈이 와서 도둑질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러 온 것 아니냐. 형식을 갖추기 위한 요식행위”라고 비판했다.

30일 원불교 천막
30일 원불교 천막

제3부지 확정으로 가장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 곳은 원불교다. 초전면은 원불교 5대 성지중 하나인 평화의 성지(성주 성지)가 있다. 이날 오전부터 성주군청 마당 원불교 천막에 나온 김성혜 교무는 “아직 사드 배치 장소 최종 확정이라고 보진 않는다. 원불교 성지가 있는 곳에 절대로 사드가 올 수 없다. 성지에는 전쟁무기를 가져다 놓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교무는 “평화를 상징하는 세계의 성자가 나신 그곳에 사드가 온다면 원불교 교무들이 다 죽는다고 해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드는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떤 명분도 없다. 우리는 국방부 앞에서 단식 철야농성도 시작할 것이고, 교무 위주로 했던 반대 운동도 1백만 이제 전 교도들이 나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전면이 지역구인 배명호 성주군의원은 “개인적으로 한반도 사드 반대하고, 면민들은 찬반이 나뉘지만, 찬성하는 사람도 어쩔 수 없이 성산보다는 낫지 않겠느냐 하는 사람들”이라며 “국방부는 성산포대가 최적지라고 했었는데 그렇다면 지금은 거짓말하는 게 아닌가. 주민들과 어떠한 대화도 한 적 없다. 찬성하는 사람들도 유해성 논란에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부는 신뢰를 잃었다. 국민들을 계속 속이고 있다. 계속 고집한다면 대단한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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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도 제3부지 확정발표가 아니기 때문에, 최종 배치 지역이 다시 성산포대가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배윤호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국방부가 군청에 와서 주고 간 자료는 제3부지 중 달마산이 가장 낫다는 늘 해왔던 이야기”라며 “국방부가 조급하다는 뜻이지 아무 의미 없다. 대국민 사기다. 국민들이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고 말했다.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은 “제3부지에서 원불교가 가깝기 때문에 국방부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라며 “앞으로 군청과 군의회도 주민 대화를 통해 단결되도록 풀어나가야 한다. 대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성주군청 비서실 관계자는 “군청이 당시 요청한 게 성산포대는 안 되니까 주민 피해가 없는 다른 곳을 결정해 달라는 것이었다”라며 “오늘 제3부지 발표가 나면 우리 요청대로 된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촛불을 준비하는 김경숙 씨
▲촛불을 준비하는 김경숙 씨

성주군과 성주군의회 의장은 공식 입장 발표 없이 제3부지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군청에 나온 군민들은 오히려 담담했다. 정오 무렵, 군청 광장 천막에서 군민 김경숙(45, 성주읍) 씨는 제3부지 소식에도 묵묵히 촛농을 녹여 저녁 집회에서 쓸 초를 만들고 있었다.

“크게 달라진 게 없어요. 제3부지도 성주니까요. 성산포대도 확정이라고 했잖아요. 이번에 확정됐다는 말에 전혀 동요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두 군데 다 막아야 하게 됐을 뿐이지요. 성산포대 철회라는 말도 아직 없잖아요? 어디 갈지 모르는 거예요. 다 예상하는 것 아닌가요. 우리는 성주 군 뿐만이 아니라 한반도 사드 철회를 보고 싸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조금 더 힘들어지는 것뿐입니다”(김경숙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