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고 ‘국정교과서 철회 학부모대책위’ 결성···이사장 취재 거부

20일 오전 학교 운동장서 집회 열어 국정교과서 철회 요구 이어가기로

22:29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심의를 통과한 경북 경산 문명고 학생·학부모들이 국정교과서 철회 대책위를 구성했다. 학생·학부모 60여 명은 경북교육연구원 심의를 통과한 17일 오후 9시께 연구학교 철회 요구 농성을 마치면서 오는 20일 학내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국정교과서 철회 대책위 고2 학부모 대표 박은정(46) 씨는 “오늘 농성을 여기서 마치고, 내일(18일) 1인 시위를 진행하고, 20일 학교 운동장에서 집회를 열어 국정교과서 철회 요구를 이어가자”고 말했다. 대책위는 학부모 위원 9명을 선출했다.

▲문명고 학생들이 국정교과서 철회 요구 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책위는 18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경산중앙병원 앞 사거리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20일 오전 9시 30분 문명고 운동장에서 학생·학부모 집회를 벌인다. 교장과 문명교육재단에 연구학교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더 확대된 행동을 벌일 계획이다.

학생 40여 명과 학부모 20여 명은 오후 5시부터 교장실 앞에서 ‘교사 보직해임 철회하라’, ‘저희는 문명고등학교로 입학하고 싶지 ‘문맹고등학교’로 입학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역사 교육은 죽었습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농성을 벌였다.

문명고 2학년생인 장 모(18) 씨는 “수요일(15일) 뉴스를 보고 처음 알았다. 교장의 권한이라고 이야기해서 화가 났다.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교과서를 왜 우리 학교에서만 하느냐. 교장이 안 하면 되는데, 왜 이렇게 여러사람 피해를 주는지 모르겠다”며 “교장 선생님이 빨리 와서 지금이라도 철회 의사를 밝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동 교장은 이날 11시께 학교를 떠난 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뉴스민>은 십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오후 5시께부터는 휴대폰 전원이 꺼져있었고, 학생·학부모에게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다.

홍택정 문명교육재단 이사장은 <뉴스민> 기자가 신분을 밝히고, 취재를 요청하자 “그런 전화 받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전화를 끊었다. 이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지난 15일 전국에서 한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공모에 신청한 학교는 경북 3곳이었다. 16일 구미 오상고는 학생·학부모 항의 끝에 교장이 철회 의사를 경북교육청에 전달했다. 17일 경북교육연구원 심의 결과 영주 경북항공고는 학교운영위 미개최 등 절차 미흡으로 탈락했다. 교육부는 20일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북교육연구원이 심의한 한국사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심의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