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온 유승민 “대통령 망친 노사모 홍위병, 진박 홍위병과 다를 바 없어”

“유승민 대통령”과 “배신자”가 공존한 서문시장 유세현장
자유한국당·국민의당과 선거 연대 부정적 견해 드러내
박근혜 지지자 추정 시민, 김무성 의원 겨냥 물 세례

14:19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진박’과 ‘노사모’를 ‘홍위병’에 빗대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면서 대구·경북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홍준표 경상남도지사(자유한국당)를 향해서는 “자격이 없다”며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입장이 달라 함께하기 어렵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범보수 진영 단일화론에 부정적인 견해를 확고히 했다.

▲대구 서문시장에 방문해 상인들과 대화하고 있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유 후보는 3일 오전 11시 김무성 선거대책위원장,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이종구 정책위 의장, 이혜훈, 지상욱 의원,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등과 함께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서문시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다녀갔고,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 출마 정치인들이 줄줄이 방문했던 만큼 보수정당에게는 상징적인 장소다.

이날 서문시장에는 “유승민 대통령”을 연호하는 지지자 3백여 명도 함께 했다. 그러나 “배신자”라고 외치는 일부 시민도 있었고, 한 시민은 상가 2층에서 시장 상인들을 만나던 김무성 바른정당 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 바가지로 물벼락을 퍼붓기도 했다. 김 위원장을 겨냥한 물벼락은 동행하던 바른정당 당직자가 덮어썼다.

시장 상인과 인사를 나눈 후 유 후보는 서문시장 내 공연장(소방서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 후보는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얼마나 착잡하고 괴로운지 알고 있다. 저 역시 인간적으로 가슴 아팠지만, 대통령도 국민의 한 사람이고, 법원과 검찰의 결정에 승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 후보는 “각 당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사람들은 양 극단의 위험한 인물들 뿐”이라며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차례로 비판하며 범보수진영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를 향해서는 “대통령이 되더라도 법원에 가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무자격자”라며 “전직 대통령이 법을 어겨서 탄핵을 당하고 구속된 마당에 이미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형사피고인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출마한 것은 몰상식한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후보는 “출마 자격조차 없는 후보를 선출하고 전직 대통령을 망친 잘못을 반성조차 하지 않는 자유한국당, 그런 세력은 결코 보수라고 할 수 없다”며 “자진 사퇴하는 것만이 정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서는 “안보는 물론 경제도 매우 불안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후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당을 향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사드에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안보와 경제가 불안하고 무능한 세력들이 오로지 대통령 탄핵 한 가지만 붙들고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있다”며 강한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유 후보는 “우리 대구 경북이 민주당 세력에게 대한민국을 맡기시겠습니까? 노무현 정권 5년간 얼마나 혼란했습니까?”라며 “노무현 대통령을 망쳐놓은 노사모 홍위병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망쳐놓은 진박 홍위병들과 조금도 다를 게 없다. 이들의 손에 정권이 넘어가면 정치보복과 편 가르기로 또 5년을 허송세월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민이 상가 2층에서 시장을 지나는 김무성 바른정당 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 물벼락을 퍼부었지만, 동행하던 당직자가 물 세례를 맞았다.

기자회견 직후 유승민 후보는 서문시장 상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상인회 임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함께 방문한 바른정당 관계자들은 서문시장 곳곳을 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일부 시민들과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