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온 이준석, “고양이 12명 말고 유승민·천하람 호랑이 밀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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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점에 물불가리지 마시고 수도권에서 먹히는 사람, 대구에 연고 있는 사람 찾아서 밀어 올려 달라. 천하람 변호사 올릴 수 있고, 가까운 유승민 의원부터 올려 달라. 호랑이 새끼를 키우셔야 된다. 계속 앉아서 밥만 먹는 고양이들, 12명의 고양이 키워봤자 도움 안 된다.” 18일 오전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인 아시아포럼21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2023.10.18. (사진=아시아포럼21 제공)

이준석 전 대표는 수도권 선거의 해법이 대구에 있기 때문에 대구를 찾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수도권 선거의 해법은 아이러니하게도 대구가 바뀌는데 있다. 제가 욕을 들어먹는 게 200석 넘는 의석을 야당에 내주는 것보다 낫다”며 “배신의 정치와 내부 총질의 언어로 대구를 중심으로 한 당권, 대권을 노린다면 보수의 파이를 줄인다. 대구는 수도권과 중도층의 지지를 얻어서 이길 수 있는 보수의 알을 품을 거라고 선언해달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과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갑 당협위원장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대구시민이 강경보수가 아닌 인물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유승민 의원부터 올려 달라. 대구시민이 비토했는데, 대권 여론조사 잘 나오지 않나. 이분 58년생, 마지막 기회다. 다시 한번 써주십시오. 홍준표 시장도 전국적으로 인정받은 분 아닙니까.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과 다소간에 각을 세웠다고 해서 가볍게 버릴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제명을 추진하는 안철수 의원에 대해 이 전 대표는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하지 않다. 강경보수에 기대어서 뭐라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아닐까”라고 잘라 말했고,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글썽인데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 자신과 가장 닮은 박정훈 대령을 탄압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정권의 상징자본이 무너진다는 생각에 서글펐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대구 정치가 강경보수를 선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대구에서 속된 말로 편하게 정치하는 정치인들이 수도권 위기론이 아니라고 하는 것과, 수도권에서 정치를 어렵게 하는 사람들의 말 중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느냐”며 “서울에 사는 보수라면 ‘각하 잘하고 있습니다’, 이준석이와 유승민을 제명하고 홍범도 동상 없애버리라는 말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 출마 가능성에 대해 이 전 대표는 “대구에서 제가 정치하기로 결심한다면, 죽자 살자 멱살잡겠다는 이야기”라며 “강경보수 메시지 띄워서 수도권 선거 어렵게 만들면 짜증이 난다. 만약 대구에 배 나온 아저씨가 앉아서, 강경보수에 소구한다고 이상한 소리하면 저는 그 사람 잡으러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대구 출신 천하람은 순천에 가 있다. 이 사람은 대구 정치 꿈도 못 꾼다. 이 사람마저도 지금 대구에서 원하는 메시지로 정치하기 너무 싫은 것”이라며 “정치적 고립을 벗어나려면 천하람 변호사 같은 사람들 대구에 출마하라고 촉구해 달라”고 말했다.

신당 창당설과 관련해서는 선을 그으며 총선 100일 전까지 국민의힘에 기회가 남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제가 1년 반 동안 당했던 수모를 본다면 1년 전부터 정당성이 확보돼 있었다. 저주를 풀어달라고 한 건, 보수가 이기는 방법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100일이면 바꿀만하다. 충분히 선거를 이겨낼 자신 있다. 그걸 넘어서면 팀 단위 전술은 없어진다”며 “제가 기자회견 했다고 대통령이 바로 화답하지는 않을 것이다. 80여 일 동안 천천히 변하셔도 된다. 대통령이 변하지 않으면 저도 정치에 대한 다른 의미를 찾아야 한다. 적어도 절박한 마음으로 호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전 대표는 연일 당에 강한 의견을 피력하는 이유와 관련해 “두렵지 않다. 보수가 정권 재창출하려면 죽기를 각오하고 할 말 해야 한다. 고양이들한테 자극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