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논란’ 홍원화 경북대 총장에 반발…의과대학 학장단 일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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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임기가 7개월 이상 남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에 공천을 신청한 이른바 ‘환승 공천’ 시도에 대학 구성원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고 홍 총장이 사과문을 발표했는데도 7일 비판 기자회견, 성명 다수가 발표됐고, 본부 앞 경북대 의과대학 학생들이 비판 대자보도 붙었다.

의과대학 재학생 일동 명의로 작성된 대자보는 대학 본부 기둥에 붙어 있다. 대자보에는 의과대학의 의견을 배제한 의대 증원 신청을 규탄하며, 이 같은 신청 배경에 비례대표 공천이라는 홍 총장 개인의 정치적 의도가 없다면 의대 증원 반대에 나서야 하며, 총장직도 내려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례대표 출마 사실로 지금까지 보인 모든 행보는 정치적 목적임이 분명해졌다”라며 “총장의 모든 말은 신뢰를 잃었다. 정치적 수단으로 왜곡된 증원 신청을 취소하라”라고 요구했다.

이어 “글로컬 사업 탈락, 금오공대 통합, 의사결정 구조 무시 등 재임 이래 수없는 기만을 겪었다”라며 “지금까지의 행보로 인해 상처받고 충격받은 구성원 앞에 사죄하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라고 강조했다.

의과대학 학장단은 7일 학장직 일괄 사퇴 성명을 발표했다. 학장단은 “대학 본부와 총장은 의과대학의 제안을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증원을 제시했다”라며 “학사 운영 책임을 지는 학장단 교수 모두는 더 이상 직책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교육자로서 의학교육 파행을 묵과할 수 없어 일괄 사퇴한다”라고 밝혔다.

전국국공립대노조 경북대지회, 경북대 민주화교수협의회, 인권동아리 오버더블랭크는 8일 성명을 통해 “경북대 전체의 명예를 실추한 사건으로, 개인의 욕심을 좇아 구성원 기대를 저버린 일은 용인될 수 없다”라며 “총장은 더 이상 구성원 신뢰를 회복할 수 없고, 우리 앞에 놓인 숱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동력을 잃었다. 총장직을 유지하겠다는 홍 총장 생각은 경북대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사욕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홍 총장은 7일 경북대 구성원에게 보낸 사과문에서 “비례대표 신청을 철회했다. 의대 정원 증원 추진과 저의 비례대표 신청이 겹치다 보니 정치적 해석을 가져왔으나 두 사안은 무관하다”며 “학내 구성원 여러분에게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지금 우리는 글로컬 사업, 무전공 학생 선발, 의대 정원 증원 등 많은 현안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은 임기 동안 학내 현안들에 보다 집중하고 총장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관련 기사=홍원화 경북대 총장, 국민의미래 비례 신청 철회···학생·교수들 사퇴 촉구(24.3.7.))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