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해체 요구 이어진 대구…‘장례식’에 ‘5행시 현판’도

대구시민 250명, 자유한국당 해체 요구 시민대회 열어

21:46

“자유한국당 해체하라”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당사 현판에 해체를 요구하는 5행시 현수막이 내려졌다.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현판은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바람 잘 날이 없다. 후덥지근한 토요일(8일) 저녁 8시 20분,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현판에는 당을 해체하라는 현수막 다섯 장이 길게 매달렸다. 남녀노소,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그 아래서 사진을 찍으며 기념했다. 지난해 12월 5차 대구시국대회 당시 ‘내시환관당’으로 현판이 교체되고 7개월 만에 다시 겪는 창피다.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 7일 저녁에는 대구시당 앞에서 ‘자유한국당 해체 행복한 장례식’도 치러졌다. 당사 앞에 검은 재단이 준비됐고, 상복까지 챙겨입은 시민들이 그 앞에서 절을 했다. 대구·경북 맹주 자유한국당이 연이틀 당한 수모다.

8일 저녁 6시부터 대구시민 250명은 양초 대신 LED 촛불을 들고 다시 길 위에 섰다. 대구 중구 2.28기념공원 옆 도로에서 열린 대구시민대회는 민주노총 대구본부,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개최했다. 2.28기념공원 옆 도로는 지난해 11월 1차 대구시국대회가 열린 곳이다.

참가자들은 지난 겨울 촛불을 든 이유가 단순히 정권 교체만을 위함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자유한국당 해체, 사드배치 철회, 최저임금 1만 원, 비정규직 철폐, 정치개혁 실현을 주요 의제로 내걸고 다시 촛불을 들었다.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저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5개월 동안 촛불을 들고 적폐청산을 요구하고 박근혜를 퇴진시키고 감옥에 보냈다. 그리고 정권을 바꿨다. 하지만 다시 우리는 돌아봐야 한다. 1,700만 노동자, 민중의 열망이 정권을 바꾸는 것이 목표였나. 아니면 새로운 대한민국, 비정규직 없는 사회, 최저임금 1만 원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나”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오늘 우리는 이 대회를 통해서 정권 교체의 기쁨에 머물지 않고 우리가 만들려 했던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쟁취하기 위해서, 다시 한번 우리 희망과 열망을 가지고 함께 투쟁해서 쟁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찬수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 공동대표도 발언에 나서 “정부가 바뀌니까 (사드문제)해결해주겠지 하는 기대심리로 관망하기도 하고, 더욱 투쟁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도 한다”며 “가까운 대구, 경북 시도민들, 이 자리에 있는 깨어있는 시도민과 노동자들이 투쟁에 함께 나서 연대해야 사드를 몰아내고 한반도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아직 사드 중단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국내법 절차는 밟되 사드를 철회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우리는 사드를 들여온 박근혜 적폐 세력에게 1차적으로 책임을 묻지만, 새 정부도 사드에 대해 당당하게 주권을 이야기하고 한반도에 백해무익한 사드 배치를 멈춰야 한다”고 문재인 정부가 사드배치 철회에 적극 나서주길 요청했다.

약 한 시간 가량 집회를 진행한 이들은 지난해 12월 5차 시국대회 때 처럼 한국당 대구시당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대회에는 지난달부터 한국당 대구시당 앞에서 피켓 시위와 촛불집회를 이어오고 있는 ‘자유한국당 해체를 바라는 대구시민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진정한 정권교체는 한국당 해체에서 시작한다며 대구 시민과 국민이 다시 촛불을 들고 한국당 해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모임 구성원인 박대희 씨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 자유한국당을 해체하는 힘은 정치인과 훌륭한 지도자에 있지 않다. 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힘은 우리에게 있다”며 “한마음 한뜻이 되어 한국당 해체를 외쳐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정권교체의 시작이고, 민주주의의 시작이다. 우리 모두 한국당 해체를 위해 다시 촛불을 들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