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곳곳에 뿌려지는 인체 독성 농약, 알고 계신가요?

대구참여연대 정보공개 통해 데이터 공개
발암, 환경호르몬, 유전 변이물질 농약 발견

18:47

대구 곳곳에 유독성 농약이 뿌려지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이름도 생소한 ‘뚝심’, ‘써프란’, ‘썬스프레이’ 같은 농약들이 방제를 목적으로 뿌려지고 있습니다. 달구벌대로, 팔공산순환로 같은 주요 도로에 있는 가로수도 당연히 방제 대상입니다. 지자체가 방제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농약 종류만 해도 수십가지에 이릅니다. 이중 인체독성이 함유된 종류만 추리면 19가지에 이릅니다.

▲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예천군]

대구참여연대가 대구시를 포함한 지자체에 정보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구시 곳곳에 살포된 농약 종류와 양, 살포방식을 알 수 있습니다. 그중 주요한 인체독성이 있는 농약만 따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발암성이 있는 농약입니다.

대구시에서 사용되는 농약 중 발암성이 있는 농약은 뚝심, 써프란, 썬스프레이 등 3가지입니다. 뚝심은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간에겐 불충분하지만 동물실험에서는 충분한 발암성이 확인되는 발암추정물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에서는 피부와 접촉하거나 흡입 또는 삼키면 인체건강에 유해한 물질로 분류되는 물질을 포함하고, 캘리포니아 농약규제기관(CDPR)은 신경전달물질을 분해하는 콜린에스타라제의 작용을 방해하는 물질을 포함한 농약으로 분류했습니다.

꽤 무시무시한 농약인 것 같은데 우리 농촌진흥청에서는 인축독성(사람이나 동물이 섭취 또는 접촉했을 때 기능, 조직에 장해를 주는 약물 성질) 4급, 저독성 농약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대구에서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달구벌대로 등 43개 지역에 25kg씩 살포됐고, 와룡공원, 남산어린이공원, 두류공원, 시민운동장 같은 녹지대에도 3년동안 지속해 살포됐습니다.

써프란도 발암성 미국환경보호청(EPA)에서 발암성 증거가 불충분하지만 발암 의심물질로 분류하는 물질을 포함하는 농약입니다. 써프란은 2014년부터 3년 동안 200ml 씩 달성공원 잔디공원 살포됐습니다.

EU와 미국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ACGIH)에서 발암추정물질로 분류하는 물질이 포함된 농약 썬스프레이도 3년 동안 성당로 등 가로수, 대구스타디움, 시민운동장 조경지에 살포됐습니다. 썬스프레이는 EU에서 인간에게 유전적 변이를 일으키는 걸로 추정되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우리 농촌진흥청은 써프란과 썬스프레이도 4급 저독성 농약으로 분류합니다.

발암성 농약도 농약이지만, 불임이나 유산, 무정자증 같은 생식기관에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생식독성)이 있는 물질을 포함한 농약도 지역 곳곳에 뿌려집니다. 다이센엠45와 바이칼, 실바코는 EU에서 생식독성 위험 의심 물질로 분류하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바이칼은 2014년에 대구스타디움 조경지에 850cc가 뿌려졌고, 실바코는 2015년에 달창로와 국도 곳곳에 뿌려졌습니다. 다이센엠45는 지난해 현충로와 대구수목원 내에 각각 4kg, 20kg씩 뿌려졌습니다. 농촌진흥청은 모두 4급 저독성 농약으로 분류합니다.

다이센엠45는 유럽위원회(EC)가 적어도 한 종류의 동물실험에서 문제를 보인 환경호르몬이 포함되어 있기도 한데요. 백합어린이공원(남구), 빨래터공원(남구)과 대구스타디움, 시미운동장 조경지, 수목원 등에 뿌려진 스미치온도 마찬가지입니다. 스미치온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앞서 언급한 녹지대 곳곳에 뿌려졌습니다.

앞서 언급한 7가지 농약을 제외한 12가지 농약은 약물을 1회 투여하거나 섭취, 접촉하면 즉시 생체의 기능이나 조직에 장해가 나타나는 급성독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144뚝뚝, 골드그란S, 모스피란, 밧사그란M60, 쓰리뷰, 어드마이어, 어트랙, 젠토어디션, 카소론, 코니도, 코모도, 파리사드가 그것들입니다.

이중 특히 빈번하게 사용된 농약은 어드마이어입니다. 어드마이어는 EU에서 피부와 접촉하거나 흡입 또는 삼키면 인체건강에 유독한 물질로 분류하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태평로, 동북로, 달구벌대로, 성당로, 대명서로 등 대구 시내 주요 도로는 물론이고, 화랑공원, 봉덕체육공원, 두류공원 같은 녹지대, 시민운동장, 수목원까지 안 뿌려진 곳이 없다고 봐도 별로 틀리지 않습니다.

대구참여연대는 지자체 뿐 아니라 지역 내 공공기관에도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농약 사용 내역을 공개했는데요. 참여연대는 공공기관들이 농약을 사용하면서 별도의 시민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대구참여연대는 농약 살포 전에 해당 농약 성분을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농약 살포시에 시민들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대책 마련, 잔류농약 검사 등 사후 모니터링, 농약 살포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성 강화, 농약 살포 데이터 베이스 구축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관련 자료 조사를 한 장지혁 대구참여연대 정책팀장은 “인체위험 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농약도 있는데 인체위험 물질이 포함된 농약을 사용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농약을 뿌리면서도, 사전에도, 사후에도 관련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게 더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