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NGO활동가 인터뷰] (18) 대구여성의전화 김영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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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2016년부터 대구에서는 대구시 주최, 대구시민센터 주관으로 ‘대구청년NGO활동확산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NGO(비정부기구)를 통해 청년들의 공익 활동 경험을 증진시키고, 청년들의 공익 활동이 NGO단체에는 새로운 활력이 되고자 합니다. 2018년에는 18개 단체와 18명의 청년이 만나 3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뉴스민>은 대구시민센터가 진행한 청년NGO 활동가 인터뷰를 매주 화요일 싣습니다. ‘청년NGO활동가확산사업’ 블로그(http://dgbingo.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모니터링을 위해 방문한 날, 청년활동가의 얼굴이 파리했다. 몸이 좋지 않아 앉아 있는 것도 힘들어 보였지만 이것저것 묻는 질문에는 또렷하게 본인의 소신을 이야기해주었다. 청년활동가는 인도를 다녀왔던 기억이 좋다고 했다. 8개월의 활동을 잘 마무리하고 다시 여행을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깊고 진하게 고민 중인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대구퀴어문화축제 김민수)

Q. 청년활동가 이전에는 어떤 활동을 주로 했나?
원래 알바노조 운동을 했었다. 알바노조 활동을 하다가 좀 쉬었다. 다른 활동을 할까 알아보다가 이 기회로 여성운동 쪽에서 다르게 활동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청년NGO활동가로 지원했다. 그 밖에도 페미니즘 이어달리기 강의를 만들고 여러 모임을 운영하는 등 여성 문제로도 활동하고 있었다.

Q. 여성문제나 단체에 원래 관심이 많았는가?
사실은 이주여성 문제를 다루는 단체를 고려했는데 여성의전화에서 활동하게 됐다. 여성운동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소수자 파트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다. 특히 이주여성이 한국의 여성 중에서도 가장 약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여성운동의 백래시(backlash)를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미투운동 등에서는 이주여성에 대해서까지 논의되지 못하는 것 같다. 오히려 그들의 처지가 너무 낮기 때문 아닐까. 여행을 다니면서 나 스스로 이주여성으로서 경험했던 일들이 겹치기도 했다.

Q. 대구 여성의전화에서 청년활동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상담업무를 맡지는 못하지만 사무국 일을 돕는다. 지출결의서, 수입결의서를 쓰고, 했던 사업들의 보고서를 분류하는 등의 업무를 한다. 그 외에도 대경여연에서 미투 특위의 사업 중 하나로 모니터링 활동도 하고 있다.

Q. 단체 활동으로 배우는 게 있다면?
체계적인 업무 시스템을 배운다. ‘업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여러 사람이 분담할 수 있게끔 하는 방법’을 보고 배우는 것 같다. 추후에 다른 단체에서 활동할 기회가 생기면 그 단체가 잘 돌아갈 수 있게끔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Q. 대구여성의전화는 어떤 단체인가?
가정폭력 성폭력 상담을 주로 한다. 중년여성들이 많이 와서 자신의 경험들을 나누고 이야기하면서 한을 풀어가는 장소인 것 같다. 밖에서 격렬한 여성운동을 하다가 보기엔 ‘왜 저렇지’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도, 안을 들여다보면 그들 사이에서는 대화나 관계들이 굉장히 끈끈하다. 중년여성들을 어떻게 만나고 그들이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사고할 수 있도록 어떤 방식으로 돕는지를 관찰할 수 있는 장소인 것 같다.

Q. 좀 더 확장성 있는 운동에 욕심이 나거나 서울로 올라가고 싶은 생각은?
운동을 하게 된 계기가 청도 삼평리 송전탑 투쟁이다. 그 이후에 중앙의 운동보다는 ‘주목 받지 못하는 지역 운동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 확실히 지방이 집중도가 떨어지니까 큰 투쟁이 일어나도 한두 줄 나오고 끝이다. 질문처럼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서울의 물가나 집세 같은 것을 감당할 수가 없다는 현실의 문제도 있다.

Q. 8개월 활동 후에 계획하는 바가 있다면?
8개월 뒤에 여행을 가고 싶다. 제주도를 가장 최근에 다녀왔고 제일 좋았던 여행은 인도다. 다시 인도를 가고 싶다. 판소리를 배워볼까 하는 생각도 한다. 상담공부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여성주의 상담가로 어떻게 살아가지?’라는 고민을 하기도 한다. 공부하는 부분이 단체의 성격과 무관하지는 않아서 재밌게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