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의회 ‘법인카드’ 청구서] ③ 동구의회, 공통경비 식대 비율 72.9%로 1위

4년 치 교육비보다 3년치 신년교례회 식대가 더 많아
신년교례회에 예술가 공연 섭외하는데 100만 원
1회 최고 지출액 255만 원, 홍보용 쇼핑백 제작비

17:24

대구 동구의회 의정운영공통경비 사용 실태는 대구시의회의 ‘불량함’에 뒤처지지 않는다. 동구의회 역시 대구시의회와 마찬가지로 식대(72.9%)로 의정운영공통경비 대부분을 사용했고, 교육비에는 고작 2.2%를 쓰는데 그쳤다. 식대 비중은 대구시의회(70.6%)보다도 높아서 9개 지방의회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9개 대구 지방의회 중 네 번째로 큰 규모
식대 지출 비중은 9개 의회 중 최고
4년 치 교육비 보다 3년 치 신년교례회 식대가 더 많아

▲동구의회 4년치 의정운영공통경비 사용 현황

동구의회는 2014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4년간 총 3억 910만 932원을 사용했다. 대구시의회를 포함한 9개 대구 지방의회 중 네 번째로 큰 규모다. 동구의회는 대부분을 식대로 사용했다. 식대로 지출한 돈이 2억 2,536만 9,000원(72.9%)이다. 동구의회 식대가 눈에 띄는 이유도 대구시의회와 마찬가지로 교육비 비중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동구의회는 4년 동안 교육비로 670만 원(2.2%)만 사용했다. 식대의 3%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동구의회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매년 신년교례회 행사를 치렀는데, 이때 식대로 쓴 돈이 730만 원이다. 3년치 신년교례회 식대가 교육비보다 많다. 신년교례회는 매번 외식업체를 통해 뷔페를 불렀고, 동구 국회의원을 포함해 동구청장, 지역 인사 다수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치러졌다.

▲동구의회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동안 매년 신년교례회 행사를 치렀는데, 이때 식대로 쓴 돈이 730만 원이다. (사진=동구의회)

동구의회도 비회기에도 식대로 경비를 사용했는데, 2,344만 6,800원 가량으로 전체 식대에서 10.4% 를 차지한다. 주말에도 각종 행사에 참석한 후 486만 500원을 식대로 경비에서 썼다. 비회기, 주말 지출은 행정안전부 예산편성 기준상 ‘의정활동에 필요한 경우’라는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용인된다.

신년교례회에 예술가 공연 섭외하는데 100만 원
1회 최고 지출액 255만 원, 홍보용 쇼핑백 제작비

동구의회가 다른 의회와 다르게 독특하게 지출한 비용이 있는데, 바이올린, 플롯 등 예술가 공연을 섭외하고 비용을 지출한 건이다. 공연을 요청하면 그에 합당한 공연료를 지불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예술가 공연비가 지불된 3건 중 2건이 신년교례회 행사여서 눈길을 끈다.

동구의회는 예술가 공연비로 3차례 120만 원을 지불했는데 이 중 두 번은 2016, 2017년 신년교례회를 위한 공연비로 사용됐다. 동구의회는 2016년에 소프라노 등 2명을 섭외하는데 60만 원을 썼고, 2017년에는 플롯 연주자 섭외에 40만 원을 썼다. 나머지 20만 원은 2015년 11월 원주시의회 초청 축하 공연에 바이올린 연주자를 섭외하면서 썼다.

동구의회가 1회 지출로 가장 많은 돈을 쓴 건 뜻밖에도 홍보용 쇼핑백 제작비였다. 동구의회는 2016년 8월 홍보용 쇼핑백 제작비로 255만 원을 지출했는데, 2017년 1월 신년교례회 행사 식대로 지출한 250만 원보다 5만 원 더 많이 지출했다.

반면 1회 지출로 가장 적은 돈을 쓴 건 1,000원이다. 2015년 7월 정례회 다과 및 음료 목적으로 제과점에서 지출된 비용인데 누가, 무엇을 1,000원으로 샀는지 궁금증을 낳는 대목이다.

*데이터 분석 도움=김서현 공공저널리즘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