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참여연대, “권영진, 3선 시장 되려면 이슬람 사원·제2의료원은 해결해야”

정의당 대구시당, “말 바꾸기로 불신만 초래하는 권영진 시장”

15:41

대구참여연대는 28일 성명을 내고 3선 도전에 나선다고 밝힌 권영진 시장을 향해 “개혁 후퇴의 길을 걸어왔다”며 “이런 정도의 의지와 역량으론 3선 시장 적임자가 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논평을 이슬람 사원 건축 갈등과 제2대구의료원 건립에 대한 권 시장의 ‘말 바꾸기’를 비판했다.

지난 27일 권영진 시장은 송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3선 도전 의사를 보도 명확히 밝혔다. 권 시장은 도전 여부에 대한 물음을 받고 “솔직한 심정을 말씀드리면 위대한 시민과 함께 위대한 대구 건설을 완성하고 싶다”며 “다시 한번 시민의 선택을 구하고자 한다. 3선 시장의 탄생은 대구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이를 두고 “‘보수 내 개혁적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대구 혁신’을 기치로 내걸고 당선되었던 권 시장은 지난 8년 동안 해가 갈수록 개혁 의지가 퇴색되어 이제는 그만그만한 보수 정치인일 뿐”이라며 “대구시의 뿌리 깊은 보수 관료주의, 기업 편향, 성장주의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직부패에 단호하지 못했고, ‘합의제감사위원회 조례’, ‘살찐 고양이 조례’ 등 공공기관 개혁도 하지 않았다. ‘노동이사제’, ‘유급병가제’, ‘생활임금제’ 등 노동개혁은 손도 대지 않거나 시늉만 했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제’를 도입하거나 ‘민간의 무분별한 투기적 개발’을 방지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대구참여연대는 “대구시는 D방역을 자찬하지만 실상 대구시의 무능으로 코로나 사태를 키우고 지역의 위기를 심화시킨 것 또한 사실”이라며 “더욱 우려되는 것은 제2대구의료원 설립 문제와 북구의 이슬람사원 건립 문제 등 민감한 지역 현안에 대한 태도와 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슬람 사원 문제나 제2대구의료원 건립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종전보다 다소 후퇴하는 답변을 한 바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선 북구청의 역량만으로 해결이 어렵겠다며 대구시의 적극적 개입을 천명했지만, 간담회에서는 “북구 자치 역량으로 해결 가능하다”며 “대구시가 전면에 나설 단계는 아니”라고 말을 바꿨다.

제2대구의료원 건립에 대해서도 지난 2월 건립 추진을 공식화할 당시에는 건립을 기정사실로 하는 발언을 했지만, 간담회에선 “다른 한 축에선 기존 의료체계를 연계하고 지원하는 것이 더 공공의료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있다”면서 용역을 통해 건립 여부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3선 도전’ 다시 밝힌 권영진, 이슬람 사원 갈등·제2대구의료원 건립 입장 후퇴?(‘21.12.27))

대구참여연대는 “권 시장은 이렇듯 시민들에게 절실한 문제에 있어 항상 느린 속도, 약한 강도, 갈지자 행보로 실질적 대책이 되지 못했다. 이러면서 더 어렵고 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는가”라며 “이런 정도의 의지와 역량으로 3선 시장의 적임자가 되기는 어렵다. 3선 시장이 되려면 적어도 이 두 가지(이슬람 사원, 제2의료원) 현안만큼은 과감하게 결단하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권 시장의 ‘말 바꾸기’를 비판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28일 논평을 내고 “말 바꾸기로 불신만 초래하는 권영진 시장이 3선 시장 자격이 있느냐”고 힐난했다.

정의당은 이슬람 사원 건축 갈등과 제2대구의료원 건립에 대한 권 시장 입장 변화를 지적하면서 “정치인들의 말 바꾸기는 시민들로 하여금 정치를 더욱 불신하게 만든다”며 “3선 대구시장에 나서겠다는 사람이 혐오와 차별, 인권의 문제인 이슬람 사원 건립 문제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코로나 사태를 2년 동안 겪었는데도 불구하고 제2대구의료원에 대한 입장을 바꾸거나 후퇴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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