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칠곡 명예군민증…광복회, “친일행위자 수여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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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이 간도특설대에 참여하고 친일반민족행위 705인에 포함된 백선엽(100) 장군(예비역 대장)에게 명예군민증을 수여했다.

11일 오후 6시 30분,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개막식에서 칠곡군은 백 장군과 6·25전쟁 당시 미군 중장이었던 월튼 워커(Walton Walker) 씨의 손자에게 명예군민증을 수여했다. 휠체어를 타고 온 백 장군은 무대 아래에서 백선기 칠곡군수로부터 군민증을 받았다.

▲칠곡군 명예군민증을 수여 받은 백선엽 장군

백선기 군수는 “지역 많은 어른과 상의한 결과, 대한민국 한국전쟁에서 특히 낙동강 전선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운 전쟁 영웅을 이번에는 모시자고 뜻을 모았다. 그래서 백선엽 장군님을 의회 승인을 받아 모시게 됐다”라고 말했다.

백 장군은 군민증을 받은 뒤, 6시 46분께 차량을 타고 행사장을 떠났다. 취재진이 간도특설대 활동 이력에 대한 의견을 물었으나 백 장군은 답하지 않았다.

앞선 오후 4시 광복회 등은 왜관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 장군에 대한 명예군민증 수여 취소를 요구했다. 구정회, 이창훈 칠곡군의원(더불어민주당)도 참여했다.

▲11일 오후 4시, 왜관역 앞에서 백선엽 장군 명예군민증 수여 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광복회는 “일제 패망까지 우리 독립운동가를 잡아 죽인 간도특설대 소속 토벌대원 백선엽에게 명예군민증을 수여한다는 소식에 분노를 참을 수 없다”라며 “참회는커녕 ‘어쩔 수 없었다’는 내용으로 회고한 바 있는 친일 반민족행위자다. 명예군민증 수여를 당장 중지하라”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지켜본 칠곡군민 임윤지(15) 씨는 “우리 독립군을 토벌했다고 들었는데, 같은 민족에게 해선 안 될 일이다. 명예군민증을 줘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명예군민증 수여는 칠곡군이 추진하고, 칠곡군의회에서 무기명 투표(수여 찬성6, 반대 4)로 의결됐다.백선엽 장군은 1920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만주군 육군군관학교를 졸업하고 만주국군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간도특설대에서 근무했다. 간도특설대는 일제 패망으로 해산할 때까지 동북항일연군, 팔로군을 진압했다. 1950년 6·25전쟁 당시 칠곡군 가산면 일대에서 벌어진 다부동 전투에서 지휘관으로 활동했다. 1953년 대한민국 국군 최초 대장으로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