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달서구청장이 구의원과 ‘말 한마디’ 진실 공방을 벌이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구청장과 구의원은 같은 녹음 파일을 두고 각각 속기사무소에 공증까지 받았는데, 문제가 되는 발언은 양측의 입맛에 맞는 내용으로 기재돼 공증 자체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시민단체는 제3의 기관에 공증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달서구의회 제26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음성 녹취 파일 두 개가 재생됐다. 두 녹취 파일은 지난 1월 21일 이태훈 달서구청장과 구의원 등이 달서구 진천동 연두 방문 당시 있었던 대화 내용이다.
이신자 달서구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지난 4일 5분 발언을 통해 연두 방문 당시 이 구청장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당시 진천동 선사시대로에 세운 거대 원시인 조형물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이 의원은 이 구청장이 “구에서 의원이 그걸 가지고 씨부려가지고”라는 막말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표준대국어사전에 따르면 ‘씨부리다’는 “주책없이 함부로 실없는 말을 하다”는 뜻이다.
이날 이 구청장은 본회의 산회 중 “농담으로 의원님이 ‘시비를 걸었다’고 말했는데, 말을 바꿔서 소문을 내는 것은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반박했다.
임시회기 첫날 시작한 공방은 마지막 날인 12일까지 이어졌다. 이신자 의원과 이태훈 구청장은 각각 같은 현장 음성 녹취를 들고 와 본회의장에서 재생했고, 직접 공증받은 녹취록까지 공개했다.
하지만 양측이 제시한 녹취록은 내용이 서로 달랐다. 이 의원이 제시한 녹취록에는 문제의 “씨부려가지고”로 기재됐고, 이 구청장이 제시한 녹취록에는 “시비 걸어 가지고”라고 기재됐다.
13일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성명을 내고 “이신자 의원과 이태훈 구청장이 공증받은 녹취록이 있는 만큼 법적 대응을 운운할 필요가 없다”며 “조작하지 않았다면 양측 모두 진실을 밝히면 된다.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제3의 기관 공증을 강력히 요구한다. 공증 결과 거짓말이나 조작이 드러나면 합당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홍복조 의원(더불어민주당, 월성1동, 월성2동)은 5분 발언을 통해 진천동 선사시대로 조성 사업의 실효성을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