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환자·사망자 늘어도 병상 부족 여전···별도 수용시설 검토

대구시 사흘 새 사망자 4명 더 늘어···29일 오전까지 8명 사망
2,055명 중 751명만 입원 치료 중···병원 외 시설 수용 논의
권영진, “지역 전문가들과 논의한 결과 토대로 정부와 협의”

13:28

<수정 29일 15시 53분 : 대구시 정정>
17번째 사망자, 코로나19 확진일 23일->25일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을 입원시킬 병상이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의심증세를 보여 진단검사 결과를 기다리다 숨지는 사례도 연속해 발생하면서 병원이 아닌 시설에 환자를 수용하는 방안에 대한 대구시와 보건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29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지난 27일, 28일 숨진 환자들에 대한 사망 경위를 설명했다. 대구시는 브리핑이 끝난 후 추가로 1명이 더 사망했다고 밝혀서, 현재까지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중 사망한 환자는 8명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27일 사망한 62세 여성은 대장암을 앓아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었다. 27일에도 경북대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은 후 귀가했고, 같은 날 오후 5시경 호흡곤란을 느껴 119가 출동했다. 출동 도중 심정지가 와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사망했다. 사망 후 진담검사에서 확진 결과가 나왔다.

28일 오전에 사망한 69세 여성도 기저질환으로 폐렴과 당뇨병을 앓았다. 의심 증상으로 27일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선별 진료를 했다. 진단결과를 기다리는 중 28일 아침 의식이 없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오전 6시 39분께 사망했다. 역시 사망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28일 오후에 사망한 94세 여성은 천식과 심근경색을 오래 앓으면서 요양원에서 와상 생활을 했다. 지난 2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대구의료원에 입원 치료했다. 입원 시부터 심폐소생술은 거부했고 폐렴이 악화돼 사망했다.

이들 외에도 대구시는 브리핑이 종료된 후 29일 오전 7시 20분경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77세 남성이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알렸다.

▲자료사진 [사진=대구가톨릭대병원]

29일 오전 확진환자 2,055명으로 증가
751명만 입원 치료 중···병상 부족 여전
병원 외 시설 수용 논의···“전문가 의견 토대로 정부 협의”

대구시는 이날 오전 9시 기준으로 2,055명까지 확진자가 급증했지만 이들 중 751명만 입원 조치해 관리하는 실정이다. 1,304명은 집에서 입원대기하며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28일부터 대구시의사회 봉사자 약 70명이 모니터링을 하면서 약물 치료도 병행하고 있지만 대면 진료까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28일 하루 동안 의사 54명이 입원대기 환자 351명을 전화로 상담하고 진료했다. 이들 중 중증으로 악화될 위험이 있는 환자 2명을 병원으로 입원 조치했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지원관리단 부단장에 따르면 28일 이 과정을 통해 우선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환자도 24명 있다.

문제는 병상 부족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병원이 아닌 다른 시설에 경증 환자를 수용해서 치료하는 방안에 대한 질문에서 “시장이 판단하기보다 의학적 지식이 있는 분들이 일차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현재까진 확진환자는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이 질본의 지침이다. 지금과 같은 지침을 고수할 경우 현 상황을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 시장은 “어젯밤(28일) 지역 대학병원장들과 의료계 지도자들과 장시간 논의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오늘 중으로 지침을 확정 지을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중앙정부에 현장 목소리를 담은 협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김강립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도 관련 질문에 지침 변경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총괄조정관은 “우한 교민 이송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상당히 임상적 치료 데이터들이 쌓이고 있다”며 “확보된 지식을 바탕으로 현재 우리 의료역량을 어떻게 집중하면 좋을지, 환자에 대한 치료 입원 지침을 어떻게 하는 게 합리적인가에 대해 중앙임상위원회, 의료계, 대구 의료진 의견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병상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구 엑스코나 반도체 클린룸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서재헌 더불어민주당 대구 동구갑 예비후보는 여러 차례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 인근에 가동이 중단된 반도체 클린룸 기업을 우한 교민 격리 생활 시설로 활용한 경찰인재개발원처럼 활용하자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