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정 대구 예방접종이상반응위원장, “접종 후 휴가, 사회적 배려 필요”

16일, 대구 범시민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언급
대구 백신 접종자 중 가장 많은 이상반응은 근육통

16:48

대구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대응을 위한 휴가 같은 사회적 배려 조치 필요성이 언급됐다. 이중정 대구시 예방접종이상반응전문가위원장은 16일 열린 코로나19 극복 대구시 범시민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접종 후 휴가, 병가 인정 같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각계의 주문에 따라 16일 백신 휴가 제도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16일 오후에 열린 22차 범시민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중정 위원장(계명대 동산병원 예방의학)은 지난 9일 본인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기와 동산병원 직원 접종 현황을 통해 백신 안전성과 추가적으로 필요한 정부 조치에 대해 설명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시 백신 접종은 16일 0시까지 1분기 접종 대상자의 71.3%가 접종을 마무리했다. 대상자 4만 1,242명 중 2만 9,421명이 접종을 했고, 400명이 이상반응을 보였다. 400명 중 2명이 중증 이상 반응을 보여 인과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증 반응 중에선 근육통(74%)이 가장 많았고, 발열(53%), 오한(49%), 두통(48%) 순으로 나타났다.

이 위원장의 경우도 가벼운 근육통 정도를 짧게 겪었을 뿐 심각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이 위원장은 “저의 경우엔 접종 후 둘째 날 몸이 뻐근한 정도의 경미한 증상이 있었다”며 백신 안전성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제하면서 동산병원 직원들의 접종 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2천 명 정도가 지난주에 맞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수의 직원이 증상을 호소했다. 5일 안에 맞추다 보니 (이상반응으로 인한) 진료 공백을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접종자의) 50% 정도가, 특히 젊은 층에서 경증 이상반응이 더 나타나는 걸로 되어 있어서 근무에 지장이 생길 수 있었다”며 “병원에도 이렇게 나타나면 다른 기관도 접종할 때 이런 증상이 있을 것이다. 2차 접종 때나 다른 기관 접종 일정을 잡을 때 이걸 염두하고 접종 스케줄을 덜 빡빡하게 잡아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또 하나 걱정되는 건 직장 다니는 분들이 이걸 맞고 나면 2, 3일 앓는 분이 있을 것”이라며 “적지 않은 수가 몸살을 앓을 거고, 그러면 접종 후 특별휴가, 병가 인정 같은 사회적 배려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들을 돌보는 부모나, 가족을 돌봐야 하는 분들이 백신을 맞을 경우 그 돌봄을 대신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갖추어져야 시민들이 안심하고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을까 생각됐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이상반응에 대해서도 “면역형성을 위한 과정”이라며 “가벼운 코로나 증상으로 보면 되는데, 약이나 백신의 원래 효과 외의 다른 부차적 반응을 통틀어 이상반응이라고 한다. 이런 증상은 2, 3일이면 99%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위원장 같은 전문가뿐 아니라 각계에서 백신 휴가 도입 필요성이 주장되면서 백신 휴가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세균 총리는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관하면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백신 접종에 참여하도록 백신 휴가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부처가 제도화 방안을 조속히 검토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도 같은 날 심도있는 검토를 통해 안을 만들어 중대본을 통해 보고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3월 4주 차부터 대구에서도 2분기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시작된다. 2분기 백신 접종 대상은 모두 46만 9,479명이다. 65세 이상 요양병원과 시설 종사자 및 입소자가 1만 2,544명을 시작으로 75세 이상 노인과 노인시설, 특수교육 종사자 및 유·초·중등 보건교사, 어린이집 장애아전문 교직원 및 간호인력 등 18만 2,143명이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 5월에는 65세부터 74세 미만 노인과 항공승무원 등 22만 4,147명이 접종(아스트라제네카)을 시작하고, 6월에는 장애인 돌봄 종사자, 노인 방문 돌봄 종사자,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1·2학년) 교사 등 5만 645명이 접종(아스트라제네카)한다.

권영진 시장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는 7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접종센터에서 접종을 해야 하는 만큼 구·군과 협의해 센터까지 이동할 수 있는 교통 편의를 제공해 접종에 무리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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