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전파자’로 비난받던 31번째 확진자, 대규모 감염 확인 단초?

정은경 본부장, “31번째 확진자로 인해 대규모 감염 집단 확인”

15:44

31번째 확진자의 의미(?)가 시간이 갈수록 바뀌고 있다. 애초 언론 등을 통해 대규모 감염의 원인인 ‘슈퍼전파자’로 지목됐지만, 방역당국은 31번째 확진자도 2차 감염자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선 31번째 확진자의 발견으로 대규모 감염이 이뤄지고 있던 신천지를 확인해 2, 3차 감염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설명도 나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31번 확진자를 통해 신천지를 인지했고 9천여명을 자가격리하면서 9천명을 통한 2, 3차 감염은 최대한 봉쇄할 수 있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사진=KTV 갈무리)

4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신천지로부터 비롯된 2, 3차 감염 조사에 대한 질문에서 “31번 확진자를 통해 신천지를 인지했고 9천여 명을 자가격리하면서 9천 명을 통한 2, 3차 감염은 최대한 봉쇄할 수 있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31번째 확진자로 인해 대규모 감염이 진행되던 집단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것으로부터 비롯되는 2, 3차 감염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애초 31번째 확진자는 교통사고로 병원 입원 중에도 교회나 호텔 뷔페 등 다중이용시설을 다녔고,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한 의료진의 진단검사 제안도 ‘거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로인해 대규모 감염이 진행됐다는 것이 비판의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진행된 감염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면서 31번째 확진자도 2차 감염자라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정은경 본부장은 “31번째 확진자는 잠복기를 포함하면 교회에 4번을 갔는데, 어느 날짜에 어느 층에서 예배를 했는지 시간, 공간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누가 발병 원인지는 확인 중이다. 아직 31번째라고 (감염원을)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당시 증가하는 코로나19 감염을 31번째 확진자 때문으로 추정하던 여론에 제동을 거는 설명이었다. 정 본부장은 20일에 한 발 더 나가서 31번째 확진자도 신천지 내부의 2차 감염자이고, 다수의 2차 감염자들이 교회를 매개로 해서 다른 감염도 일으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1번째 확진자 이전부터 교회 내부에서 감염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의미다.

정 본부장은 “31번째 확진자 발병일을 2월 7일에서 10일 사이로 보고 있다. 신천지 관련 사례들의 발병일 유행 곡선을 보면 2월 7일부터 9일까지 일부 환자가 있고, 15, 16, 17일에 굉장히 큰 피크(정점)를 보인다”며 31번째 확진자를 초반 환자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 사람들(대구교회 확진자들)도 어딘가에 공동 폭로(감염 노출)가 됐고, 9일, 16일 예배를 통해 2차 증폭이 일어났다는 가정을 갖고 조사 중”이라며 “조사가 되어야 31번째 확진자가 감염원이었지, 누군가가 감염시켰는지 추적 조사 중이다. 이분(31번째 확진자)도 2차 감염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진행 중이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4일 정례브리핑에서 정 본부장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현재 급증하는 확진자는 방역당국 관리망 안에서 확인되는 과정이라며 이보단 추가적인 집단 감염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 환자가 많았던 이유는 신천지 교인 진단검사 결과가 한꺼번에 나오면서 500~600건씩 환자가 증가했다. 그 부분은 자가격리해서 방역당국이 컨트롤하고 있는 상황에서 확인하는 작업”이라며 “그분들로 인한 2차적인 전파 위험을 차단하고 검사로 확인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이미 폭로(감염원에 노출)된 사람들에 대한 확인검사 의미보다 다른 사례들이 어떤 경로로 진단되는지를 집중 조사, 분석하는 부분을 강화하고 있다”며 “현재까진 다른 지역 집단 사례도 신천지 교인과 관련해서 촉발한 2, 3차 감염 사례가 상당 부분이다. 그 부분(신천지)을 얼마나 잘 봉쇄하느냐가 지역사회 전파를 막고, 속도를 늦추는 데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