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코로나19 거점병원 의료진 처우 개선 제쳐두고···‘드론쇼 보러 오라’ 논란

23일 이월드에서 드론 300대 동원 공연 준비
소방본부 및 각 병원에 참석자 명단 협조 공문 보내

17:52

대구시가 코로나19에 대응한 봉사자 및 의료진 노고를 격려하겠다면서 드론쇼를 준비하고 500명을 동원하려 해 논란이다.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위한 대구지역 거점·전담병원 노조 대표자회의’는 8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 아직 안 끝났다”며 “전시행정 당장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대구시와 노조에 따르면 대구시는 오는 23일 한국관광공사와 코로나19 대응 봉사자 격려 이벤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이월드에 드론 300대를 동원한 공연을 펼치고 자유이용권을 봉사자에게 제공하는 등의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대구시는 행사를 위해 지난 5일 구급대원들이 있는 소방본부 뿐 아니라 각 병원에도 공문을 보내고 12일까지 참석자 명단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대구시가 예정하고 있는 행사 참석 인원은 약 500명이다.

노조 대표자 회의는 “대구 지역 전담병원 노동자들은 대구시 전시행정에 다시 한번 실망과 분노한다”며 “코로나19 대응 의료진은 보여주기식 격려가 필요한 게 아니다. 의료진이 느끼는 파견 의료진과 차별, 박탈감을 대구시가 먼저 나서서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부족한 부분을 대구시가 어떻게 감당할지 적극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구시는 전담병원 의료진 처우에 대한 요구에는 복지부 소관이라며 남의 일처럼 떠넘기고 2차 유행 준비를 위한 토론회 등 참석은 피하며 필요한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코로나가 아니어도 바쁜 의료진을 행사에 동원하는 것도 문제지만 매일 새로운 집단감염으로 심각한 상황인데 500명을 동원하는 행사를 준비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우리 거점·전담병원 노동조합은 당장 ‘코로나19 대응 봉사자 격려 행사’를 취소할 것을 촉구한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된 게 아니다. 언제 우리가 알 수 없는 집단감염이 발생할지 모른다. 대구시는 안일해진 코로나19 상황인식에 다시 고삐를 죄고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 관광과 관계자는 “11시부터 자유롭게 이월드를 이용하고 드론쇼는 밤 9시에 약 10분 정도 주차장에서 이뤄진다. 드론쇼를 위해서 별도 무대를 준비하는 건 아니고, 보는 것도 참가자들 개인 의사에 맡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