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지 뒤바뀐 대구시, “수도권 접촉 자제” 당부···확진자 동선 공유 늦장 우려도

수도권 접촉 전파 증가 추세
“수도권 확진자 동선 공유 늦어” 불평도

17:19

지난 2, 3월 신천지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 확산에 곤욕을 치른 대구시는 최근의 코로나19 전파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번지자, 수도권과 접촉 차단을 강조하고 있다. 수도권의 환자 급증으로 역학조사가 늦어져 지역 간 전파로 이어지는 것까지 우려하는 실정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으로 대구에는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11명 확인됐다. 이들 중 2명을 제외하면 모두 서울과 인천의 수도권 확진자의 접촉자 검사 과정에서 n차 전파로 확인된다.

큰 전파 고리는 두 개다. 하나는 서울 용산구 확진자가 초발 환자로 추정되는 영남대 음대 관련 전파다. 지난달 23일 용산구 거주 영남대 음대 강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관련 확진자들이 대구와 경북뿐 아니라 전국에 걸쳐 확인되고 있다.

대구는 29일 용산구 확진자와 접촉 후 확진된 A 씨의 접촉자 검사에서 고교생 2명이 확진됐다. 대구시는 확진된 고교생의 접촉자 및 학교 기숙사생 등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해서 30일 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른 하나는 인천 연수구 확진자로부터 전파된 달성군 소재 장애인자활센터 감염 전파다. 달성군에서 지난달 29일 인천 연수구 확진자를 접촉한 B 씨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B 씨 접촉자 검사에서 추가로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B 씨를 포함한 5명 중 2명은 장애인이다.

지난달 29, 30일 이틀 사이 발생한 환자 15명 중 13명이 수도권 관련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대구시는 수도권으로부터 비롯되는 전파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더구나 용산구 확진자로부터 전파된 영남대 사례는 용산구에서 지난달 23일 확진자를 확인했지만, 관련 정보가 영남대 소재 지자체로 신속하게 전달되지 못한 일도 발생했다.

경산보건소와 영남대의 설명을 종합하면 영남대는 강사의 확진 소식을 26일 통보 받았다. 서길수 영남대 총장은 1일 오전 열린 코로나19 극복 대구범시민대책위원회의에서 “26일 음악대학 강사가 확진이라는 사실을 통보받고 수업을 받은 5명에게 자가격리와 검사를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사흘 동안 확진 사실이 전달되지 않으면서 감염 위험이 있는 학생들이 활동을 이어갔고, 그로 인한 n차 전파도 이어졌다는 것이 지역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김재동 대구시 시민건강국장은 “수도권에서 일부 확진자의 지역 동선이 빠르게 전달되지 않아서 전파가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수도권을 통한 지역 감염이 늘자 채홍호 행정부시장은 대구범시민대책위원회의에서 “외부 접촉으로 지역 전파하는 경향이 많다. 가능하면 범시민대책위원들 중심으로 가족 이외 사적 모임은 자제하도록 주위에 말씀 부탁드린다”며 “비공식 회의에서도 말씀드렸는데, 수도권은 접촉을 가능하면 자제해주십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수도권 감염 증가로 인한 확진자 동선 조사 및 공유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곽진 중앙방역대책본부 환자관리팀장은 “역학조사 과정에서 동선 정보를 타지역일 경우 해당 지자체에 통보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환자 발생이 증가하면서 속도가 느려질 수 있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자체에 접촉자 추적팀을 보강하도록 하고 있다. 보강되면 문제도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