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훈 수성구의원,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 처음 약속 잊어” 탈당

“조국 전 수석 사건을 비롯 사건사고로 국민에게 큰 실망감”
“민주당, 다양성 잃어···대통령 지키겠단 일념에 아집과 독선 사로잡혀”

17:38

백종훈 수성구의원(고산동)이 13일 입장문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백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은 처음 했던 약속을 잊어간다”며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대통령 취임 약속은 조국 전 민정수석 사건을 비롯한 사건사고를 통해 국민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백종훈 수성구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사진=수성구의회)

백 의원은 입장문에서 2015년 김부겸 전 의원을 만나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면서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려 있고 정체되어 있던 대구 정치 구도를 바꾸기 위해 두 번의 낙선에도 도전하는 김부겸 의원 열정에 감복했다”며 “대구를 바꾸는데 미약하게나마 힘이 되고 싶어서 교편을 내려놓고 민주당에 입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이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일하고, 국민통합을 이뤄내며, 민주당에서 그토록 비판했던 적폐가 사라질 것이라고 믿었다”며 “하지만 2년여를 지나오며 바라본 민주당과 대통령은 처음 했던 약속을 잊어갔다”고 짚었다.

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건을 비롯한 사건사고들을 통해 국민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정당과 이념을 떠나 대한민국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고, 사상 유례없는 분열과 갈등의 양상을 보이며 국민을 갈라놨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대통령과 당 지도부에 바른 소리를 전달하고, 문제를 지적했던 소장파들은 한 명씩, 한 명씩 우리 당을 떠나갔다. 민주당은 이제 다양성을 잃었다”며 “대통령을 지켜야 된다는 일념하에 똘똘 뭉치자는 생각으로 아집과 독선에 사로잡혀 왔다. 오로지 우리 편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면 또 다시 아픈 역사가 반복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저하나 떠난다고 당이 변화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아픈 선택을 통해 제가 아끼고 사랑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조금이라도 뒤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수개월 밤잠을 못 이루며 고민해 내린 결정이라 후회는 없다. 다만 저를 이 자리에 있게 기회를 주신 당과 당원, 우리 당과 저를 지지해주신 많은 주민들에게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전체 20명으로 구성된 수성구의회는 백 의원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10명, 국민의힘 9명, 정의당 1명으로 대구에서 처음 민주당이 1당을 차지한 기초의회였다. 전·후반기 의장도 민주당에서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