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성평등 걸림돌’, 김병욱 국회의원·주낙영 경주시장 선정

'성평등 디딤돌'은 미투 당사들 선정

16:23

113주년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대구경북여성대회 조직위원회가 성평등 걸림돌상에 김병욱 국회의원(무소속, 포항남울릉), 주낙영 경주시장(국민의힘)을 선정했다.

▲(왼쪽부터)김병욱 국회의원(무소속, 포항남울릉), 주낙영 경주시장(국민의힘)

8일 낮 12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19개 시민단체와 정의당, 진보당, 녹색당, 기본소득당 대구시당으로 구성된 ‘3.8세계여성의날기념 제27차 대구경북여성대회 조직위원회’는 대구시 중구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서 제27차 대구경북여성대회를 열고 올해 성평등 걸림돌상, 디딤돌상을 발표했다.

성평등 걸림돌상에는 김병욱 국회의원과 주낙영 경주시장이 선정됐다. 김병욱 의원은 지난 2019년 여성가족부 ‘나다움 어린이책’ 사업에 선정된 책 7종에 대해 ‘조기 성애화’, ‘동성애 조장’ 등을 지적했다. 여성가족부는 김 의원 지적에 따라 책 7종을 모두 회수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난해 경주시청 여자 트라이애슬론팀 소속 고 최숙현 선수가 직장 내 성희롱, 괴롭힘 등으로 숨졌지만, 이후 공식적인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조직위는 김병욱 의원에 대해 “김 의원이 지적한 책 7종은 1970년대부터 아동 인권 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거나 국제적 인정을 받은 도서”라며 “김 의원은 시대착오적이고 낮은 성평등 인식으로 성교육 발전을 몇십 년 전으로 후퇴시켰고, 그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매우 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주낙영 시장에 대해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최고 책임자임에도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발표를 외면했다”다며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 여자선수단은 일자리를 잃어 생존권과 노동권을 박탈당한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성평등 디딤돌상에는 대구 A 복지관 미투 당사자, 포항시 미투 당사자, 포항MBC 박성아, 장미쁨 기자가 선정됐다. 대구 A 복지관 미투 당사자는 지난해 복지관장에게 수차례 직장 내 성희롱을 당했다고 고발했다. 이에 복지관 측은 미투 당사자를 사문서 위조 등으로 고소하는 등 ‘2차 가해’를 저질렀다. 고용노동부는 A 복지관에 과태료 500만 원 처분을 내렸고,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지난해 9월께 복지관장은 스스로 사임했다. (관련기사=“대구 A복지관 관장, 직장 내 성희롱 신고하자 2차 가해”(‘20.6.9))

포항시 미투 당사자는 포항시립예술단원으로 지난해 포항시 담당 공무원이 수차례 직장 내 성희롱을 했다고 고발했다. 이후 포항시가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있었으나, 포항시는 자체 조사를 벌여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 사건을 포항MBC 박성아, 장미쁨 기자가 꾸준히 보도해왔다.

조직위는 “포항시 직장 내 성폭력 사건 미투 당사자는 포항시의 성차별적인 조직 문화를 드러내어 포항시가 성평등한 조직 체계를 갖추는 데 이바지 했다”며 “포항MBC 기자들은 보수적인 경북 지역에서 젠더 폭력 문제를 성평등 관점으로 보도해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장미를 나눠주는 노회찬재단 대구모임

남은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올해 여성의날 슬로건은 ‘성평등은 생존이다’다. 성평등은 더 이상 좋은 가치나 지향해야 할 가치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것이 되었다”며 “코로나 재난을 겪으며 많은 지표가 여성의 고통을 말하고 있다. 여전히 여성은 해고 1순위이고, 독박 육아와 돌봄 노동은 더 가중되고 있다. 이번 여성대회 후, 대선과 지방선거, 총선에서 성평등 가치가 전면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라지는 2030 여성’, ‘해고 0순위 여성 생존권 위협’, ‘독박 육아 돌봄 노동 가중’, ‘젠더 기반 폭력 심화’ 등이 적힌 피켓과 국화를 들고, ‘성평등은 생존이다’고 적힌 만장을 들어 올리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노회찬재단 대구모임은 장미꽃 200송이를 준비해 여성대회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이날 오전 10시 민주노총 대구본부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적 돌봄 확대 ▲코로나19 전담 병원 인력 보충 ▲청년 여성 일자리 보장 등을 요구했다. 대구여성노동자회는 이날 오후 3시 ‘3시 STOP’ 캠페인을 열고 임금 격차 해소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