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헌법 믿어요”] ① 이슬람 사원 건축 반대에도 한국을 믿는다는 그들

사원 건축주, "대화 원해···대사관 가면 큰 문제 될 것"
"무슬림도 줄어드는 추세, 세 확장 없을 것"

16:14

[편집자주] 다원화된 한국 사회에서 경북대 이슬람 사원 건축 문제와 같은 갈등 사례는 앞으로도 쟁점화될 수 있다. 무슬림이 사원을 건축하려는 이유에는 종교적 이유 외에도 무슬림으로서 사회생활에 필요한 시설이란 점도 있다. <뉴스민>은 갈등의 주체인 양측의 이야기를 듣고 접점을 찾아보려 했다. 각각의 이야기를 두 번에 나눠 싣는다.

[“한국 헌법 믿어요”] ② 개발 호재 물 흐릴까···“반대 주민 혐오세력 매도론 해결 안 돼”

압둘라(가명, 35) 씨는 한국을 자유의 나라로 생각했다. 중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 상황과 비교해봐도 한국은 단연 돋보였다. 이슬람 문화권인 파키스탄에서 태어난 무슬림으로서 종교적 자유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고, 그래서 한국 학교에 진학하기로 했다.

7년 전 대구 경북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석·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캠퍼스 연구직으로 취직하는 동안에도 압둘라 씨는 후회한 적 없었다. 교수, 동료, 주민 모두 친절했고, 자신을 포함한 이슬람 문화권 학생에게도 특별한 편견을 보이지도 않았다.

단지 불편한 점이 있다면, 근처에 사원(마스지드)이 없다는 점이었다. 기본적으로 하루 다섯 번 하는 기도(살라트)는 이슬람의 신앙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규율(이슬람의 다섯 기둥 중 하나)인데, 마땅한 장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도는 깨끗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예배자가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곳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기에 기도소 마련은 중요한 문제였다. 경북대학교 서문(북구 대현동)에는 압둘라 씨를 포함해 이슬람 문화권 유학생 십수 명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임시방편으로 작은 셋방 한쪽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기도소로 만들어 기도했다.

한국 사회가 다원화되고 있기 때문에 경북대 이슬람 사원 건축 문제와 같은 갈등 사례는 앞으로도 쟁점화될 수 있다. 무슬림이 사원을 건축하려는 이유에는 종교적 이유 외에도 무슬림으로서 사회생활에 필요한 시설이란 점도 있다.

경북대학교 무슬림 유학생 이리아니 씨가 쓴 논문에 따르면 무슬림에게 이슬람 사원은 단지 종교시설이 아닌, 문화 시설이자 유대감을 형성하는 곳이다. 이들은 사원에서 정보교환, 취업 알선 등 사회적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한다. 이들은 더 좋은 사원이 더 깊은 신앙생활을 의미하는 것으로도 여긴다.1.

▲경북대학교 서문 지역 원룸 내 이슬람 기도소에서 한 학생이 기도를 하고 있다.

이슬람 문화권 유학생이 거처로 서문 지역을 선호하면서 이곳에 거주하는 유학생 수도 점점 늘었다. 서문 일대는 오랜 기간 상권이 쇠퇴해서 다른 지역보다 월세 부담이 적었다. 서문 일대에 사는 유학생이 30명을 넘어서면서 좀 더 안정적인 공간이 필요해졌고, 사원 건축을 알아보던 차 대구에서 기업을 하는 나드르 칸(49) 씨를 비롯한 후원자를 알게 됐다. 이들은 후원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부지 매입과 사원 건축에 나섰다.

사원 건축을 위한 철제 빔이 들어선 2월, 이들은 인근 지역 주민의 격렬한 반대와 마주쳤다. 압둘라 씨로서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그간 기도를 꾸준히 해왔지만, 지역사회에서 갈등이 있었던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라마단이나 이드 알 아드하 같은 연중 가장 큰 행사 기간, 사람들이 모여 기도를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압둘라 씨가 건축이 중단된 사원을 바라보고 있다.

“제가 여기서 산 7년 동안 한 번도 갈등이 없었습니다. 우리도 지역 주민들을 존경했고 관계도 좋았습니다. 여전히 그들이 좋고, 사원 문제도 잘 풀고 싶습니다.” (압둘라)

주민들과 오해가 쌓인다는 생각에 아흐마드(가명, 42) 씨도 안타까운 심정을 말했다. 중재에 나섰던 그는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공포심은 이해할 수 있지만, 서문 일대가 공동화되는 건 사원 건축 추진과 무관하게 꾸준히 진행되던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이 지역은 이제 외국 사람 없으면 셋방 못 채웁니다. 한국 사람들은 옛날부터 다 북문으로 갔어요. 주거시설도 다른 곳보다 열악한 편이라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이 아니에요. 우리는 월세도 마찬가지고 사원도 땅값이 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기에 온 거예요. 범죄요? 우리가 잘못하면 바로 추방되죠. 교리도 범죄를 허락하지 않아요. 교회처럼 노래 부르거나 안에서 뭘 먹지도 않아요. 한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는 나라잖아요. 한국 헌법을 믿어요.” (아흐마드)

사원 건축주, “대화 원해···대사관 가면 큰 문제 될 것”
“무슬림도 줄어드는 추세, 세 확장 없을 것”

대구에서 원단 수출 관련 무역 업체를 운영 중인 나드르 칸 씨는 사원 건축주 중 한 명이다. 그는 경북대학교 무슬림 유학생이 사원이 없어서 생기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사원 건축에 나섰다고 한다. 그는 현재 달서구 이곡동에서 이슬람 사원을 운영 중인데, 라마단 같은 큰 종교 행사가 있는 시기에는 학생들이 경북대에서 달서구까지 오가는 경우도 있어 사원 건축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나드르 칸 씨 대구에서 사업을 하며 이슬람 학생 사원 건축을 지원했다. 그는 대사관을 토하면 외교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칸 씨는 경북대 유학생들이 오랜 기간 갈등 없이 서문 일대에서 살았고, 현재 중단된 사원 문제도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풀고 싶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무슬림 세력화가 우려된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현재 부지 매입에도 큰 비용을 썼기 때문에 더 이상 여력이 없으며, 무슬림 인구 또한 감소하는 추세가 될 것이라고 한다.

칸 씨는 “경북대학교에서 여기까지 오려면 버스로 한 시간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대규모로 모이진 않지만, 평소에는 큰 행사가 있으면 큰 사원에 많이 모이려고 한다”며 “무슬림에게 사원이 없으면 많이 힘들다. (서문 지역에서) 더 확장할 염려도 없다. 땅이 너무 비싸서 더 못 산다. 한국에 있는 무슬림 기업체도 중국으로 옮겨가는 추세라서 무슬림 사람도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칸 씨는 “문제를 잘 해결하고 싶다. 우리는 주민을 존경하고 지금껏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 아직 우리 대사관에 알리진 않았는데 만약 알리게 되면 큰 (외교적)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원 건축 문제에 개신교가 개입하는 것으로 여기냐는 질문에 칸 씨는 “그런 소문은 들었지만, 정말로 모른다. 우리는 한국 교회도 존중하고 무슬림이 아니라고 해서 차별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계속)

  1. 데스빈따 아유 이리아니, 「대구에서 인도네시아인 되기-민족경관 형성과 민족 내 관계성 중심으로」, 경북대학교 사회학석사학위논문,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