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주기 추모 대구 촛불···”문재인 대통령 진상규명 약속 이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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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7주기를 앞두고 대구시민들이 희생자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촛불을 켰다.

9일 오후 7시 대구4.16연대는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서 ‘4.16세월호 참사 7주기 대구시민문화제’를 열었다. 이번 문화제에는 세월호 유가족, 생존자 가족, 시민 등으로 구성된 4.16합창단이 직접 참여해 1시간 30분 동안 무대를 꾸몄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참석 인원은 99명으로 제한했다.

단원고 2학년 3반 고 유예은 학생 어머니 박은희 씨는 “다음 주면 벌써 참사가 일어난 지 7년이 된다. 아이들과 한 진상규명이라는 약속을 잊지 않기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 때로는 도망치고 외면하고 싶을 때마다 노래를 통해 힘을 얻었다”며 “합창단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바로 진상규명이다. 저희 노래를 통해 아이들과 한 약속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16합창단

그러면서 “거리에 나와보니 곳곳에서 일상을 포기하고 나온 이들이 많았다. 그들의 벗이 되는 일도 저희 일 중에 하나다.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 죽고, 잘리기도 하고, 빼앗기기도 한다”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들도록 저희의 노래는 쉬지 않고 사람들에게로 다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다시 촛불, 다시 세월호’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문재인 대통령은 진상규명 약속 이행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지나가는 시민들도 주최 측이 직접 만든 세월호 리본을 나눠 갖고, 진상규명 요구 서명에 참여했다.

정금교 대구4.16연대 공동대표는 “어제 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사람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많은 사람이 실망했고 돌아섰다. 제 주변에서 문 정부에 가장 섭섭한 것 한 가지는 세월호 참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거였다”며 “세월호 참사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국민은 국가에 우리의 안전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거다. 7주기를 맞아 다시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정치인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더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미흡하면 나서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킬 때”라며 “문재인 정부는 검찰이 산산조각 낸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바로 세워야 한다. 정부가 책임지고 청와대, 정보기관, 군 등 권력기관이 제한 없이 조사와 수사에 임하도록 지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구4.16연대는 참사 당일인 오는 16일 대구시 중구 대구백화점~CGV대구한일극장 사이 거리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참사 희생자 추모 분향소를 운영한다.

김규현 기자
gyuhyun@newsmin.co.kr